팀 쿡 경질설까지… 애플이 심상치않다
입력 2013-04-22 18:01 수정 2013-04-22 18:03
한때 세계 최고의 IT기업으로 각광받던 애플의 최근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주가는 연일 곤두박질치고 있는 데다 직원들은 속속 이탈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최고경영자(CEO) 팀 쿡 경질설까지 나오면서 어수선한 상황이 극에 달하고 있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21일(현지시간) 애플 경영진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월가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 이사회가 쿡을 CEO 자리에서 물러나게 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직 구체적인 증거가 나온 건 없지만 이사회 구성원들이 은밀히 쿡을 대체할 새 CEO를 찾아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가장 큰 이유는 애플의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기 때문이다. 지난 19일 애플의 주가는 390.53달러로 최근 1년 새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2011년 12월 이후 애플 주가가 400달러 미만으로 내려온 것은 처음이다. 지난해 9월 19일 702.19달러로 최고치를 기록했을 때보다 45% 가까이 주가가 폭락한 것이다. 2003년 이후 시가총액 1위를 꾸준히 지켜오던 애플은 주가가 폭락하면서 엑손모빌에 시가총액 1위 자리를 내줬다.
쿡의 거취 문제는 23일로 예정된 애플의 1분기 실적 발표 이후에 수면 위로 올라올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애플의 1분기 실적이 2003년 이후 10년 만에 전년 동기 대비 하락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애플 제품 생산이 매출의 70%가량을 차지하는 폭스콘의 모기업 혼하이그룹은 1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 줄었다. 아이폰5 판매 부진이 매출 감소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아이폰 오디오 칩 공급업체인 시러스 로직도 예상보다 부진한 1분기 실적을 발표한 뒤 주가가 14%나 떨어졌다.
신제품 출시가 늦어지는 것도 애플에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미 시장조사업체 RW 비어드의 애널리스트 윌리엄 파워는 “3∼4월 아이패드 신제품을 통한 분위기 전환 효과가 결여된 것이 아이폰 판매량 하락으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아이폰과 아이패드 신제품은 2분기 이후에나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삼성전자는 갤럭시S4를 이달 중으로 전 세계에 공급하기 시작하면서 애플을 위협하고 있다.
미 경제전문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최근 애플을 떠나려는 직원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팀 쿡 체제에 불만을 느낀 직원들이 실리콘밸리 신설 회사로 이력서를 내는 일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애플보다 더 많은 연봉을 제시하고, 애플보다 나은 혁신을 추구하는 기업이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