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권이 당직 독점하나” 與 원내대표 경선 논란
입력 2013-04-22 17:54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이 ‘대구·경북(TK)+부산·울산·경남(PK)’ 조합의 두 후보군 간 경합 구도로 좁혀지면서 ‘영남권 당직 독점’ 논란이 일고 있다. 당권 경쟁에서 배제된 수도권 의원들 사이에선 “이러다 또 ‘영남 당’이란 소리를 듣게 될 것”이라며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당내에서 가장 먼저 경선 출마 의사를 밝혔던 이주영(4선·경남 창원 마산합포) 의원이 장윤석(3선·경북 영주) 의원을 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로 확정한 것으로 22일 확인됐다.
장 의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박근혜정부의 성공적인 국정 운영과 당내 화합을 위해 (경선에) 나서기로 했다”며 출마 의사를 밝혔다. 이에 따라 당내 경선은 최경환(3선·경북 경산 청도)·김기현(3선·울산 남구을) 의원 조(組)와 이·장 의원 조의 2파전으로 치러질 가능성이 커졌다. 또 다른 경쟁자인 남경필(5선·경기도 수원병) 의원은 24일 재보선 이후 출마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영남 대전’ 모양새가 돼버린 원내대표 경선에 대한 당내 반응은 엇갈린다. 수도권의 한 재선 의원은 “수도권과 영남의 정치적 감각은 성향이 분명히 다르다”면서 “당이 앞으로 수도권에서 성공을 거둬야 하는데 당론을 지휘하는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을 한 지역에서 독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역시 수도권 출신의 친박(親朴·친박근혜)계 초선 의원조차 “박근혜 대통령이 사석에서 ‘당 지도부를 영남이 독점해선 안 된다’고 했듯이 영남을 대변하는 모양새가 되면 야당과 협상이 힘들어진다”고 꼬집었다.
하지만 영남지역 출신 친박계의 주된 기류는 “지역구도에 방점을 찍지 말고 계파 통합을 이룬 것에 주목해야 한다”는 쪽이다. 부산지역 초선 의원은 “당내 계파를 초월해 단합된 힘을 보일 수 있는 조합이 무엇인지 따져봐야 한다”며 주류와 비주류가 결합한 최·김 의원 조에 힘을 실었다. 이들 사이에선 홍문종(3선·경기 의정부을) 의원이 차기 사무총장을 맡게 되면 황우여(5선·인천 연수) 대표와 더불어 2명의 수도권 출신이 지도부에 포진하는 것이기 때문에 지역구도는 문제가 안 된다는 인식이 퍼져 있다.
유동근 기자 dk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