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강석 목사의 시편] 긍정적 자아상이 긍정 사회 만든다
입력 2013-04-22 17:21
요즘 우리 사회는 동일화의 폭력이 난무한다. 그 동일화는 주로 감성으로 나타난다. 어느 한 사람이 실수를 하거나 잘못하면 사람들이 떼를 지어서 정죄하고 비난한다. 그래서 대중 연예인, 정치인들이 한번 실수나 잘못을 했을 때 그 사람의 입장이나 상황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온 군중이 벌 떼처럼 몰려들어 언어와 감정 폭력을 휘두른다. 우리 교계도 예외가 아니다. 사실 전기 구조주의 시대만 해도 인간의 이성을 어느 정도 존중했기 때문에 남을 비판하고 정죄해도 보편 원리와 타당성에 맞게 했다. 그런데 후기 구조주의에 와서는 동일화의 중심이 자기 선입견과 감성으로 바뀌었다.
그래서 어느 한 사람이 잘못을 하면 우르르 몰려들어 감성적 폭력을 휘두른다. 이것은 한 사조의 흐름이기도 하지만, 현대인의 내면에 있는 부정적 자아상 때문이기도 하다. 그런 일그러지고 구겨진 자아상이 자꾸 비교의식을 갖게 하고 남을 의식하게 한다. 그러면 어쩔 수 없이 열등의식을 갖게 된다. 그러다가 어떤 사람이 한 번 실수를 할 때, 그 부정적 자아가 온갖 비난의 화살을 퍼붓는다. 특별히 스타급에 해당하는 지도자가 실수를 하면 더 그렇다. 온 기관과 군중이 서로 동일한 집단이 되어 무서운 언어와 감정 폭력을 행사한다. 그래서 우리는 얼마나 많은 연예인, 정치인, 각계의 지도자들을 잃었는가.
이럴 때 우리 그리스도인은 긍정적이고 창조적인 자아상을 이루어야 한다. 우리가 누구인가.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 지음을 받은 피조물이 아니던가. 하나님 앞에서 나처럼 생긴 작품은 하나밖에 없다. 나야말로 누구도 모방할 수 없는 하나님의 가장 위대한 걸작품이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도 순교의 사명을 받은 베드로가 비교의식을 가지고 옆에 있는 요한은 어떻게 되겠느냐고 물어볼 때, 너만의 자아상과 정체성을 가지고 너만의 사명을 감당하라고 하지 않으셨던가. 주님 말씀처럼 우리도 다른 사람을 말하기 전에 나만의 자아상과 정체성을 확립하고 자신만의 사명을 먼저 감당해야 한다. 이런 긍정적 자아상을 가진 사람이라면 다른 사람과 비교할 필요도 없거니와, 타인에 대해서 이러쿵저러쿵 할 필요가 없다.
요즘 아쉬운 것은 사회의 여론몰이에 의해서 교회가 공격을 받고 수난을 당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바람에 의해서 교회나 지도자의 미래가 좌우되어서는 결코 안 된다. 어찌 사회가 교회를 염려하지 않고 교계가 지역 교회 문제에 관심을 안 가질 수 있겠는가마는 그래도 그 교회만의 자아상과 정체성, 소신과 비전을 존중해 주어야 하지 않겠는가. 그러므로 설사 어느 교회 지도자가 한 순간 잘못하고 실수를 범했다 하더라도 그 교회 당회가 그들의 정체성을 바탕으로 소신껏 결정한 것이라면 우리 사회나 교계도 인정하고 존중할 필요가 있다. 바로 그러한 긍정적 자아상과 그로 인한 결정이 긍정적 교계와 사회를 만들어 줄 뿐만 아니라 창조적 역사를 열어갈 것이다.
<용인 새에덴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