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북TV’ 조철현 대표 “케이블 책 방송 없는 게 이상하지 않나요”
입력 2013-04-21 19:02 수정 2013-04-21 15:41
24시간 종일 책 이야기만 틀어대는 케이블 방송이 나온다. 23일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을 맞아 개국하는 ‘온북TV’. 최근 공중파에서 인기 MC 강호동을 내세운 책 소개 프로그램 ‘달빛 프린스’조차 시청률이 저조해 폐지된 바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국민독서율 최하위 나라에서 과연 잘 될까?
개국을 앞두고 최근 서울 여의도 카페에서 만난 조철현(사진) 온북TV 대표는 “그래서 저도 고민”이라고 운을 떼면서도 “하지만 지식인층 2만∼3만명이 집중해서 보는 방송을 만들면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지식인층이란 작가와 저자 그룹, 책을 깊이 읽는 마니아층 등이다. 대략 10만명으로 추산하지만 그 중 20∼30%를 공략한다는 것이다.
기발한 아이디어를, 그것도 몇 번씩 성공적으로 사업화시켰던 주인공 답게 표정은 확신에 차 있었다. 조 대표는 1980년대 초반인 대학 시절 국내 첫 쿠폰 북을 만들어 성공을 거뒀다. 안정된 직장인 방송위원회에 사표를 던지고 94년 창업한, 언론사에 출판사들의 신간 배달을 대행해주는 여산통신은 당시 누구도 생각 못했던 신생 업종이었다. 2003년에는 이번 케이블 방송의 전신 격인 인터넷 방송 ‘온북TV’를 창간했다.
하루 6시간 본방송으로 운영할 온북TV에서는 매일 30종의 신간 소개, 북 콘서트, 작가의 집 탐방 등이 전파를 탈 예정이다. 출판사들의 홍보공간인 ‘우리 출판사 이 책’, 시청자들이 꾸미는 ‘개미카메라’ 코너도 예정돼 있다.
온북TV는 출판사 도서관 서점 문인들이 국민주 형식으로 십시일반 모은 자금으로 설립된 준공영 구조. 출판사로는 문학동네 김영사 등 20여개사가 참여했다. 각 출판사는 10계좌 1000만원씩 출자했다. 특히 지난해 말 경기도 파주의 출판도시문화재단이 스튜디오 공간으로 900㎡ 규모의 사무실(5억원 상당)을 제공키로 하면서 설립 작업은 탄력을 받았다. 조 대표의 지분은 20%다.
그는 “정부가 지난해 국민 독서진흥을 기치로 내걸고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을 출범시키지 않았느냐”며 “정부도 관심을 보인다”고 말했다. 출판문화산업진흥원과는 내년에 공동 진행할 사업을 논의 중이다.
그는 “지난 10년간 인터넷 방송을 하면서 적은 예산으로 방송하는 워밍업 작업을 충분히 거쳤다. 이것이야말로 ‘준비된 방송’”이라고 했다. “바둑 낚시 요리방송 다 있는데 책 방송만 없는 게 이상하지 않느냐”는 조 대표는 “고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자의 유명한 말, ‘해보기나 했어’라는 말을 가장 좋아한다”며 인터뷰를 끝냈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