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경제력 있는 50대 이상 고객 잡아라”… ‘액티브 시니어’ 마케팅이 뜬다

입력 2013-04-21 18:46


유통업계가 ‘시니어 고객 잡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가평균 수명 연장으로 노년 인구가 증가하면서 이들이 소비시장의 큰손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경기 불황으로 소비자들이 지출을 줄이는 가운데 유통업체들이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들의 지갑 열기에 집중하고 있다. 액티브 시니어란 ‘외모나 건강에 관심이 많고 여가·사회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자신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50대 이상’을 말한다.

대형마트나 백화점에서 안마기 등 건강가전 매출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더 이상 새로운 일이 아니다. 롯데마트의 경우 지난해 건강가전 부문 매출이 전년보다 40% 증가했고 전체 매출에서 50대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도 30%를 넘어섰다.

30, 40대 주부들이 주 고객이었던 홈쇼핑업계도 50대 시니어를 대상으로 한 전문 채널을 열기 시작했다. GS샵은 지난 17일 50대 맞춤형 인터넷 쇼핑몰 ‘오아후’를 선보였다. ‘오아후’란 ‘오십대부터 시작하는 아름답고 후회 없는 삶을 위한 라이프스타일 쇼핑몰’의 줄임말이다. 인터넷 사용에 서툰 노년층을 위해 인터넷 쇼핑몰이지만 전화로 상품의 상담, 주문 및 결제가 가능토록 했다. 젊은 세대의 주요 쇼핑 채널이었던 온라인몰도 마찬가지다. 옥션에서는 지난해 50대 매출이 전년 대비 15% 증가했다.

최근에는 건강 상태가 좋고 경제활동을 하는 시니어 인구가 늘어나면서 노년층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없애는 마케팅이 힘을 얻고 있다. 유한킴벌리는 성인용 기저귀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 때문에 속옷 같은 착용감과 겉으로 보기에 표시가 나지 않는 디자인의 요실금 팬티 ‘디펜드 스타일 팬티’를 선보였다.

유한킴벌리 관계자는 “대형마트에서도 기저귀 코너 대신 속옷 코너에 전시하도록 추진하는 등 시니어 이미지 제고에 힘쓰고 있다”며 “디펜드 스타일 팬티는 고객 문의가 빗발칠 정도로 반응이 좋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와 전문가들은 50대 이상이 추구하는 소비생활을 ‘드러내고 싶지 않은 고민을 해결해주는 합리적 소비’로 분석하고 있다.

LG경제연구원 김재문 수석연구위원은 ‘시니어 마케팅의 출발점’이라는 연구보고서를 통해 “시니어 소비자들은 자신들에게 적합한 상품을 자존심이 상하지 않는 방식으로 편리하게 받아들이고 싶어 한다”며 “시니어 소비자의 마음을 먼저 얻는 기업이 미래의 마케팅 전쟁에서 한 발 앞설 수 있다”고 말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