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6이닝 5실점… “잘못 던져” 실투 인정

입력 2013-04-21 18:48 수정 2013-04-21 15:22

한국인 메이저리거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추신수(신시내티)가 만점 활약을 펼치며 팀의 승리를 이끈 반면 류현진(LA 다저스)은 홈런 2방을 맞으며 3승에 실패했다. 미국 현지 언론은 지난 시즌 막판 성적을 포함해 30경기 연속 출루 기록을 이어간 추신수에 대해 ‘출루 머신’이라며 극찬을 보냈고, 깨끗하게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류현진에 대해 “초반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는 평가를 내렸다.

류현진은 이날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오리올파크에서 열린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더블헤더(DH) 1차전에 선발 등판, 6이닝 동안 삼진 6개를 잡아냈으나 홈런 2방을 포함해 8안타를 얻어맞고 5실점했다.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처음으로 한 경기 두 개 이상의 홈런을 맞으며 가장 많은 실점을 기록한 류현진은 개막 이후 연속 퀄리티스타트(QS) 행진도 마감했다. 다저스는 이날 더블헤더 2경기에서 모두 지며 6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5-5로 맞선 7회말 마운드를 켄리 잰슨에게 넘긴 덕분에 류현진은 패전투수를 면했다. 하지만 앞선 3경기에 비해 구위가 상당히 떨어지며 볼티모어 강타선에 장타를 많이 허용한 것이 아쉬웠다. 이날 류현진은 5회에만 삼자범퇴를 기록했을 뿐 매 이닝 주자를 출루시키며 많은 위기 상황을 맞았다. 최근 빈약한 득점력에 허덕이던 다저스 타선이 1회초 공격부터 안드레 이디어의 3점 홈런으로 넉넉한 리드를 만들어 줬지만 제구가 흔들려 고전을 면치 못했다.

류현진은 이날 직구 스피드가 대부분 140㎞대 초반에 머물렀다. 다저스가 4-0으로 앞선 2회말 수비 무사 1루에서는 J.J.하디에게 140㎞짜리 직구를 던지다 2점 홈런을 두들겨 맞았다. 또 4회말 놀런 레이몰드를 상대로는 129㎞짜리 체인지업이 제대로 떨어지지 않아 1점 홈런을 허용했다. 직구의 위력이 떨어지다 보니 체인지업이나 슬라이더도 상대 타자들을 유인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류현진이 이날 제구력 난조에 빠진 것은 컨디션 조절에 실패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동부 원정경기에 처음 나선 류현진은 애초 20일 등판할 예정이었으나 비로 경기가 취소되는 바람에 하루 늦게 낮 경기에 출장했다. 시차가 있는 미국에서 류현진의 연고지인 로스앤젤레스와 볼티모어의 시차가 3시간이나 난다. 따라서 류현진은 이날 서부지역 시각으로는 오전 10시에 마운드에 오른 셈이다.

류현진은 이날 현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준비를 잘하지 못한 것 같다”며 패배를 깨끗이 인정했다. 하지만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은 “류현진의 투구는 그런대로 괜찮았다”며 류현진에 대해 변함없는 신뢰를 내보냈고, LA타임스 등 현지 언론 역시 6연패에 빠진 다저스의 결정적 패인으로 불펜의 난조와 타선의 침묵을 지적했다.

장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