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테러] 국제 문제로 불똥 튀나
입력 2013-04-21 18:32 수정 2013-04-21 23:08
보스턴 테러 사건 용의자인 차르나예프 형제가 러시아 남부 체첸 자치공화국과 이웃한 다게스탄 공화국 출신 이민자로 알려지면서 과격 이슬람 세력과의 연관성 여부에 집중 조명을 받자 관련국이 서둘러 연관성을 부인하는 등 미 수사당국의 의심을 피하기 위해 진화에 나섰다.
중앙아시아 키르기스스탄 출신의 차르나예프 가족은 2001년 러시아 남부 다게스탄 공화국으로 이주해 수도 마하치칼라에서 약 1년 동안 거주했으며 지금도 차르나예프의 부모는 마하치칼라에 살고 있다.
키르기스스탄 정부는 “차르나예프 가족이 북부 토크목에 살다 2001년 러시아 내 다게스탄으로 옮겼고 그곳에서 다시 미국으로 이주했다”며 “그들을 키르기스와 연결짓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강조했다. 람잔 카디로프 체첸 정부 수장은 보스턴 테러와 체첸을 연관시키려는 움직임에 성명까지 내고 “우린 차르나예프 형제를 모르며 그들은 체첸에 살지도 않았다”면서 “청소년 시절을 미국에서 공부한 그들은 우리와 관련이 없으며 이번 사태의 책임은 미국 정보당국에 있다”고 역설했다.
카자흐스탄 외무부도 차르나예프 형제가 어린 시절 카자흐스탄에 거주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서둘러 부인했다.
러시아는 아예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직접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보스턴 테러 사건을 포함해 대테러 분야 협력을 강조했다. 총격전 끝에 숨진 형 타메를란 차르나예프는 지난해 1월 러시아에서 6개월가량 머물렀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행적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심지어 주미 체코대사는 19일 성명을 통해 일부 SNS상에서 체첸과 체코를 혼동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차르나예프 형제의 출신국은 체코가 아닌 체첸”이라고 강조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맹경환 양진영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