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테러] 용의자 형제 아버지 “그런 짓을 할리가…”

입력 2013-04-21 18:32

안조르 차르나예프는 열아홉 살 난 둘째아들이 살아 있다는 소식을 듣고 러시아어로 “신이시여, 감사합니다”라고 소리쳤다. 그는 세계를 떠들썩하게 한 보스턴 마라톤 테러사건 용의자 형제의 아버지로, 소식을 접하던 19일(현지시간) ABC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었다.

안조르는 각종 매체에 “우리 아들들은 TV에서 본 것을 빼고는 무기를 구경해 본 적도 없다”며 결백을 주장하고 있다. 조하르가 경찰에 생포됐다는 말을 듣고 아버지는 “모든 것을 경찰에 말해라. 그냥 정직하게 말해”라고 몇 번씩 외쳤다.

현재 러시아의 이슬람 자치공화국 다게스탄 마하치칼라에 사는 안조르는 아들들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 평범한 아버지였다. 보스턴에 폭탄 테러 사건이 일어났다는 말을 듣고는 걱정이 되어 두 아들과 통화도 했다. “그때 폭발 사건 얘기도 했어요. 그 애들이 걱정이 됐거든요.” 그때 아들들은 “모든 게 다 괜찮다”는 말만 되풀이했을 뿐이다.

그는 조하르의 결백을 믿지만 “평화롭게 항복하기를” 권하겠다며 “러시아로 돌아오렴. 너의 미래는 밝다”고도 말했다. 그러나 아들이 죽는다면 가만 있지 않겠다고도 덧붙였다.

한편 부모들은 첫째 타메를란이 2년 전 미 연방수사국(FBI)으로부터 급진 이슬람주의와의 연계성 때문에 조사받은 적이 있다는 보도가 나온 데 대해 “미 당국이 아들들을 3년 이상 감시해 왔다”며 “감시받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 그런 짓을 할 리가 있느냐”고 주장했다.

미국의 여러 언론들은 용의자 형제가 “그런 짓을 할 만한 사람으로는 보이지 않았다”는 발언을 하는 여러 지인들의 인터뷰를 보도하고 있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