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나루] ‘자승자박’ 진보정당 존재감 상실… 재보선 싸늘한 여론에 생존 걱정

입력 2013-04-21 18:27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요즘 통합진보당과 진보정의당의 상황을 잘 대변해주는 말이다. 4·24 재·보궐 선거 시즌을 맞아 정치의 계절이 꽃피고 있지만 양당은 아직도 차가운 여론에 몸을 떨고 있다.

양당은 이번 재보선 대부분의 지역에 후보를 냈다. 하지만 관심을 끌 만한 후보는 거의 없다. 당 지지율도 지난 19일 한국갤럽 조사(95% 신뢰수준, 표본오차 ±2.8%포인트) 결과 통합진보당은 2%, 진보정의당은 1%로 최악 상황이다.

두 당이 내온 진보적 목소리도 호소력을 잃은 지 오래다. 통합진보당은 만성적인 종북 논란으로 비판이 그치지 않고 있다. 여기에다 여야가 이석기, 김재연 의원에 대한 자격심사안을 발의하면서 우군이던 민주통합당과도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넌 상태다.

진보정의당은 간판 격이던 노회찬 전 의원이 ‘삼성 X파일 명단’ 공개로 대법원에서 의원직을 잃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서울 노원병 보궐선거에 노 전 의원의 부인 김지선 후보가 출마한 데 대해 ‘진보정당에 어울리지 않는 지역구 세습’이라는 비판에 부닥쳤다. 당 대주주였던 유시민 전 공동대표마저 얼마 전 사실상 정계은퇴를 선언해 여론 포커스에서 더 멀어지고 있다.

양당이 ‘통합진보당’이라는 간판 아래 단일 정당을 만들 때만 해도 진보정치가 전성기를 맞을 것처럼 보였다. 지난해 총선에선 진보정당 사상 최다인 13석을 얻기도 했다. 그러나 ‘화려한 봄날’도 잠시, 당 비례대표 경선 부정 의혹으로 당은 2개로 쪼개졌고 이후 쇠락의 길을 걸어왔다.

양당은 10월 재보선이나 내년 지방선거에서 ‘활로’를 찾는다는 입장이지만 현재로선 전망이 그리 밝아 보이지 않는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