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영 “희망의 불씨 살렸다”-안철수 “앞서고 있지만 불안”
입력 2013-04-21 18:26 수정 2013-04-21 15:15
노원병 사전투표율 8% 의미
서울 노원병에서 치러지는 4·24 국회의원 보궐선거의 사전투표율이 8%대를 기록하면서 여야 후보 진영의 막판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무소속 안철수 후보로서는 ‘리드는 지켰지만 애간장이 타는 성적’, 새누리당 허준영 후보로서는 ‘마지막 희망의 불씨를 살린 아슬아슬한 결과’로 요약된다.
19일과 20일 실시된 사전투표에서 노원병은 8.38%의 투표율을 보여 다른 국회의원 재선거 선거구인 부산 영도(5.93%)와 충남 부여·청양(5.62%)보다 참여자가 많았다. 3곳의 평균 투표율은 6.93%로 19대 총선의 평균 부재자 투표율인 1.93%보다는 3배 이상 높다. 기초단체장·지방의원까지 합친 전체 12개 선거구의 사전투표율은 4.78%였다. 특히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사전투표율에 군인 등의 예상 거소투표율까지 합친 노원병의 예상 부재자 투표율은 9.54%에 이른다.
일단 ‘안철수 효과’가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분석실장은 21일 “토요일 투표자가 많았다는 점에서 평일에 근무하는 직장인이 많이 투표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사전투표를 적극적으로 홍보한 안 후보가 효과를 본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통상적으로 재·보궐 선거는 관심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투표율이 낮은데 안 후보와 같은 거물급이 등장하면서 젊은층을 중심으로 투표율이 높아진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2011년 4·27 재보선에서 당시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성남 분당에 출마하자 최종 투표율은 49.1%를 기록해 41%대에 그친 경남 김해을과 전남 순천을 앞섰다.
그러나 노원병 유권자가 미리 던진 사전 투표율은 판세를 흔들거나 상황을 종료시킬 정도는 못 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안 후보 측 관계자는 “두 자릿수를 기대했는데 아쉽다. 나쁘지는 않지만 압도적으로 좋다고 볼 수도 없다”며 “사전투표에서 부산 영도를 이겼다고 좋은 상황은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사전투표율이 10% 이상 나왔어야 안 후보가 압도적으로 유리하다고 말할 수 있다는 의미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도 “노원병 최종 투표율은 40%대 초반, 사전투표로 인한 실제 투표율 상승 효과는 3~5% 포인트로 관측된다”며 “유권자 관심도 등에서 큰 변화가 감지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 새누리당과 허 후보 입장에서는 막판 추격 가능성이 열려 있다. 지난 18대 대선의 사례처럼 ‘높은 투표율=야권 승리’라는 공식도 깨졌다는 지적이다. 새누리당 서병수 사무총장은 기자들과 만나 “사전 투표의 효과를 정확하게 계산하는 것은 쉽지 않다”며 “이제는 젊은층 투표율에 희비가 엇갈리는 선거 구도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여론조사 결과 공표금지 전(18일)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허 후보를 15% 포인트 정도 앞섰다. 그러나 적지 않은 부동층이 변수로 남아 있어 투표 당일 표심에 따라 승패가 좌우될 전망이다. 안 후보는 투표율 45%를 목표로 한 막판 총력전으로 판세를 굳힌다는 방침이고, 허 후보는 중앙당 조직력을 총가동해 반전을 꾀한다는 복안이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