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지진 비상… 쓰촨성 대지진 하루 만에 흑산도 북쪽서 4.9 강진

입력 2013-04-21 18:16 수정 2013-04-21 14:35


이틀 사이 한·중·일·대만 네 나라에서 잇달아 지진이 발생하면서 동아시아 지역에 지진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진 규모가 작고 발생 빈도도 적지만 지진의 안전지대는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중국 쓰촨성 지진 후 하루 만인 21일 우리나라와 일본에서도 지진이 일어났다. 기상청에 따르면 21일 오전 8시21분쯤 전남 신안군 흑산도 북서쪽 101㎞ 해역에서 규모 4.9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어 첫 지진 이후 10시간 뒤인 오후 6시21분쯤 규모 2.4의 여진이 같은 해역에서 발생했다. 규모 4.9 지진은 실내의 물건이 흔들리는 것을 뚜렷이 관찰할 수 있는 정도의 강도다. 이번 지진은 1978년 계기 지진 관측 이후 6번째로 큰 규모이자 2004년 이후 9년 만에 최대 규모다. 한반도에서 발생하는 지진은 1978년 6회였던 횟수가 지난해 56회로 늘었다.

규모 5.0 이상의 지진도 잦다. 한반도는 1978년 규모 5.0과 5.2, 1980년 5.3, 2004년 5.2 등 5.0 이상의 지진이 몇 차례 발생했다. 이에 따라 한반도에 대지진 발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만약 대지진이 발생하면 내진 설계가 부족한 우리나라는 피해가 극심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기상청 유용규 사무관은 “신안군 지진은 지질이 연약해 단층이 깨지기 쉬운 부분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돼 쓰촨성 지진과 직접 연관성을 찾기는 어렵다”면서도 “우리나라도 유라시아판 내부에 있기 때문에 이번 지진이 쓰촨성 지진과 완전히 무관하다고 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이날 12시22분에는 일본 혼슈섬 남쪽 해저에서 규모 6.1의 지진이 발생했다. 진원의 위치는 도쿄에서 남쪽으로 644㎞ 떨어졌고 깊이는 424㎞ 지점이다. 일본 기상청은 도쿄에서 약한 흔들림을 느꼈지만 피해 보고는 없었다고 밝혔다. 대만 동부 해상에서도 3시간 간격으로 규모 5.0과 4.8의 지진이 발생했다. 지난 19일에는 일본 북부 쿠릴열도에서 규모 7.2의 지진이 발생하기도 했다.

한편 쓰촨성 정부는 사망자와 실종자가 21일 오후 3시 현재 각각 186명, 21명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부상자도 전날 6700여명에서 1만1393명으로 크게 늘었다.

루산=정원교 특파원, 이사야 기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