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인 26%만 십일조 철저 준수… ‘술·담배·이혼’ 허용 갈수록 늘어
입력 2013-04-21 17:32 수정 2013-04-21 21:00
한목협 ‘2012 한국인 종교생활·의식조사’ 분석
한국교회 교인들이 교회에 처음 나가게 된 시기는 주로 결혼 이후부터였고 교회 출석 동기는 다른 사람의 전도가 대다수를 차지했다. 교인 4명 중 1명만 십일조 생활을 철저히 하고 있었고 음주 흡연 이혼 등 윤리적 문제에 대해선 점차 관용적 태도를 보였다.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한목협)는 지난 19일 서울 성락성결교회(지형은 목사)에서 ‘2012 한국인 종교생활과 의식조사’ 중 기독교인의 신앙·의식 조사결과를 추출 분석해 발표했다. 한목협이 지난해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개신교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설문조사를 보면 교인들의 의식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다.
◆“술 담배 이혼, 할 수도 있다”=교인들은 다른 문제보다 음주 흡연 이혼 문제에 높은 허용도를 보였다. 14년 전에 비해 수치상 가장 급격한 증가세를 보인 것은 이혼이었으며, 그 다음이 혼전성관계, 음주, 흡연이었다. 이번 조사에서 처음 항목에 오른 동성애도 17.5%가 ‘상황에 따라 할 수 있거나 해도 무방하다’고 응답해 성도 6명 중 1명 가량은 긍정적 입장을 밝혔다.
교회에 처음 나가게 된 시기는 결혼 후가 44%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것은 기독교인의 상당수가 비신자와 결혼했거나, 결혼이 신앙생활에 중요한 작용을 했다는 것을 추정케 한다. 그 다음으로 모태신앙, 초등학교 이하, 고등학교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모태신앙과 초등학교 이하를 더한 수치가 26.9%로 2004년 동일 조사에서 50.6%를 보였던 것에 비해 절반으로 떨어졌다. 이것은 교회 내 젊은 부부나 청장년이 급감했다는 것을 암시한다.
◆관계전도의 중요성 재차 확인=교인 중 74.9%는 다른 사람(가족 포함)의 전도로 처음 교회에 나왔다. 교회 내 전도의 중요성이 점차 약화되는 흐름 속에서 이 결과가 한국교회에 시사하는 바는 크다. 특히 교회로 인도한 사람은 주로 친구·선배(40.3%), 배우자(20.8%), 이웃(19.4%), 부모(11.4%) 등이었으며, 낯선 사람에 의한 전도는 거의 없어 관계전도의 중요성을 다시금 확인해줬다.
주일 예배 출석은 ‘매주 참석’이 67.6%로 기독교인의 강한 종교성을 그대로 나타냈다. 예배에 매주 출석하는 응답자는 남자(59.9%)보다 여자(73.7%)가, 젊은이(18~29세 55.4%)보다 장년·노년층(50대 71%, 60세 이상 77.6%)에서 더 높게 나타났다. 철저하게 십일조 생활을 하는 교인은 26%로 1998년 32.8%, 2004년 29.5%로 점차 낮아지고 있었다. 교인 중 다수(83.7%)는 ‘십일조는 본인이 다니는 교회에 드려야 한다’고 답했다.
◆“목회자들 솔선수범, 리더십 있어”=교인들은 한국교회 문제 중 양적 팽창(28.5%), 교단 분열(21.8%), 삶의 방향을 제시 못함(12.7%), 목회자의 사리사욕(10.5%) 등을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목회자에 대한 평가에서 ‘신앙생활에 솔선수범한다’(77.4%) ‘리더십이 있다’(72%), ‘정직하다’(70.1%)라는 항목에선 70% 이상의 만족도를 보였다. 그러나 ‘개인적 물욕’(57.4%), ‘권위주의’(52.3%) 항목에선 만족도가 50%대에 머물렀다.
한목협은 다음달 설문조사 전체를 단행본으로 출간할 예정이며, 6월 수련회에서는 목회자·오피니언 리더를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글·사진=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