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사랑과 영혼’ 뮤지컬로 우리 곁에…

입력 2013-04-21 17:35


영화 ‘사랑과 영혼(GHOST)’이 뮤지컬로.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의 최신 뮤지컬 ‘고스트’가 아시아 최초로 11월 한국 관객을 찾는다. 1990년 패트릭 스웨이즈와 데미 무어가 출연해 세계적으로 성공을 거둔 동명의 할리우드 영화가 원작. 한국 공연에서도 주제곡 ‘언체인드 멜로디(Unchained Melody)’를 배경으로 두 주인공이 물레를 돌리며 사랑을 속삭인다.

2011년 3월 영국 맨체스터 오페라하우스에서 초연된 뮤지컬 ‘고스트’는 7월 런던 웨스트엔드 무대에 올랐다. ‘진정한 공연의 마술’(BBC) ‘불멸의 사랑에 관한 화려한 전시회’(더타임스) 등의 호평 속에 지난해에는 미국 브로드웨이 무대에도 진출했다. 한국 공연에는 뮤지컬 ‘마틸다’로 올리비에상을 받은 연출가 매튜 워처스, 안무가 에슐리 월렌 등 영국 현지 제작진이 참여한다. 한국 배우가 나오는 한국어 공연이다.

지난 1월 시작된 오디션에는 초연 대작에 걸맞게 750여명의 지원자가 몰렸다. 음악적 실력은 물론 배역에 맞는 이미지를 중시하는 영국 현지 스태프의 까다로운 조건에도 맞춰야 했다. 그 결과 뽑힌 주인공은 샘 위트 역에 주원·김준현·김우형, 몰리 젠슨 역에 가수 아이비(박은혜)·박지연.

이 가운데 눈에 띄는 배우는 주원(본명 문준원·26). ‘스프링 어웨이크닝’ 이후 4년 만에 뮤지컬 무대로 돌아왔다. 그는 최근 제작발표회에서 “드라마에 출연하면서도 무대에 대한 그리움이 늘 있었다. 그곳에 섰을 때 느낀 희열을 기억하고 있다”며 “무대는 프로 배우로 첫발을 내디딘 고향 같은 곳”이라고 말했다. MBC 드라마 ‘7급 공무원’의 촬영이 한창이던 지난 3월 ‘고스트’의 오디션에 직접 나설 정도로 작품에 열의를 보였다. 치솟은 인기 덕에 다양한 작품의 출연 제의를 받았지만 유독 ‘고스트’를 고집했다.

“연기 공부를 시작하던 고등학생 시절 영화 ‘사랑과 영혼’을 봤다. 샘과 몰리의 순수한 사랑에 감동하고 슬퍼했던 기억이 난다. 최근 다양한 작품에서 러브 콜이 많았지만 기분 좋은 기다림 끝에 이 작품을 만나게 됐다”고 말했다. 이제 ‘스타’라는 수식어가 어색하지 않을 법도 한 그는 그러나 겸허한 마음으로 오디션에 임했다고.

‘시카고’를 통해 뮤지컬 배우의 가능성을 보여준 아이비는 “진지한 역할은 처음이다. 도전하는 자세로 임한다”고 포부를 밝히면서도 “주원의 팬이 많은 만큼 각별히 신경 써서 거리를 두며 연기하겠다”며 웃었다. 11월 24일 서울 신도림동 디큐브아트센터에서 첫선을 보인다.

한승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