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뉴 카렌스’ 세단같은 승차감… 넓어진 뒷좌석은 ‘덤’

입력 2013-04-21 17:27


기아자동차가 지난달 ‘올 뉴 카렌스’를 출시하면서 강조한 것은 ‘승용 감각’이다. 배포한 보도자료의 첫 문장도 ‘승용 감각의 신개념 차량’이었다. 1999년 첫 선을 보인 이후 국내 RV 차량의 대명사로 자리 잡은 카렌스에 무슨 변화가 일어난 것일까. 지난 3일 경주 보문단지에서 포항 호미곶까지 왕복 120㎞에서 달라진 카렌스를 느껴봤다.

운전석에 앉은 첫 느낌은 편안함이었다. 평소 운전하는 차량이 세단이어서 다소 붕 뜬 승차감을 예상했는데 의외로 몸이 가라앉는 느낌이었다. 기존보다 낮게 설계된 차체 덕분인 것 같았다. 허리를 더 세우지 않아도 시야가 확보되는 것은 물론이었다.

시승용 차는 1.7 VGT 디젤 엔진 차량(5인승)이다. 시내 주행에서는 내내 조용함을 유지했다. 엔진 소음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반대 차로를 지나는 다른 차가 내는 바람 소리가 더 크게 들렸다.

목적지인 호미곶까지 가는 중 건포산업로 자동차전용도로 약 7㎞ 구간은 주행성능 시험에 최적의 장소였다. 속도를 시속 120㎞로 올려봤다. 시속 100㎞일 때와 소음이나 차체 떨림에서 커다란 변화가 느껴지지 않았다. 다시 시속 140㎞까지 속도를 높이니 차체에서 떨림이 느껴지기 시작했지만 승차감은 큰 차이가 없었다. KTX를 탔을 때처럼 차창 밖 풍경이 잔상 없이 머리 뒤로 지나갔다. 다만 가속 페달을 밟았을 때 차의 반응은 반 박자 느려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올 뉴 카렌스에서 중형 세단이 갖고 있는 고속주행 능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제조사는 주행능력보다 실용성에 가치를 두고 설계했다. 서춘관 기아차 국내마케팅실장은 시승에 앞선 기자간담회에서 30대 후반의 가장이 마케팅 타깃이라고 했다. 주중에는 출퇴근에, 주말에는 가족과의 여가 활동에 쓸 수 있도록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 차의 또 다른 장점은 공간 활용성이다. 3열까지 있는 7인승의 경우 2열과 3열을 모두 접을 수 있어 다양한 실내 공간을 연출할 수 있다. 이전 모델에 비해 트렁크 공간도 71ℓ 늘었다. 각 열에는 바닥에 소지품을 넣을 수 있는 트레이가 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장착된 대향형 와이퍼는 비 오는 날 꽤 유용할 것이다. 대향형 와이퍼는 운전석과 조수석 블레이드가 서로 반대 방향으로 교차하며 작동해 닦이는 면적이 넓어지는 장점이 있다. 기존 카렌스와 크게 차이나지 않는 가격도 소비자에게 매력으로 다가갈 것 같다. 특히 디젤 모델은 가솔린 모델(2.0 LPI)에 비해 120만원 정도만 높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