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서방 소비 덕?… 한우 매출 늘고 수입 쇠고기값 올랐다

입력 2013-04-19 18:31 수정 2013-04-20 01:26


“한우가 수입 쇠고기보다 많이 비싸지도 않은데 굳이 수입 쇠고기를 먹을 필요가 없잖아요.”

19일 서울역 롯데마트 정육 코너에서 만난 주부 강희선(44)씨는 1등급 한우 600g을 구입했다. 강씨는 전날부터 대형마트가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와 함께 한우 농가를 살리기 위해 대대적인 할인전에 나섰다는 소식을 듣고 마트를 찾았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소비자들이 수입산 대신 한우를 선택하는 경향이 늘고 있다. 수입산 쇠고기 가격이 오르고 있는 반면 한우는 가격이 내려 차이가 좁혀졌기 때문이다.

이마트에 따르면 2011년 1분기 2080원이었던 호주산 아이롤 100g이 올 1분기 2320원까지 올랐다. 한우 등심의 경우 같은 기간 7450원이었던 것이 6500원까지 떨어졌다. 4월 현재 가격은 5800원까지 내려갔다.

롯데마트에서도 지난해 1월 1900원에 팔렸던 미국산 LA갈비가 올해는 2500원까지 올랐다. 1등급 한우 등심의 판매가격도 지난해 7900원에서 올해는 6900원으로 13%가량 하락했다. 여기에 소비 촉진을 위해 할인 행사가 지속되면서 실제로는 35%가량 낮은 5000원 수준에서 판매되고 있다.

수입산 쇠고기 가격을 끌어올린 것은 중국 시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쇠고기 소비량이 갈수록 늘고 있다”면서 “중국 쪽으로 물량이 쏠리다 보니 한국에 들어올 수입산 쇠고기 물량이 줄어들었고 결국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고 설명했다.

이날 미국육류수출협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은 올해 쇠고기 82만6000t, 돼지고기 168만t을 수입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적색육을 수입하는 국가가 될 전망이다.

미국의 쇠고기 수입량은 중국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지만 돼지고기 수입은 40만t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롯데마트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우는 지난해 4분기 10%가량, 올 1분기 2.5%가량 매출이 늘었다. 반대로 수입 쇠고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3.5% 감소했다. 사육 두수 증가로 가격이 하락한 데다 축산 농가를 살리기 위해 유통업계가 특별 할인전까지 만들면서 수입 쇠고기 대체 효과가 발생한 것이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