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렁… ‘동네야구’에 누가 박수 쳐줄까

입력 2013-04-19 18:29

올 시즌 프로야구가 예사롭지 않다. 개막 최다 연패 기록을 세운 팀이 나오는가 하면 7연패를 기록한 팀도 3팀이나 된다. 18일 현재 팀당 13∼16게임을 소화한 초반이지만 4사구, 폭투, 실책이 쏟아지며 프로야구의 질적 저하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높다.

18일 정규이닝 역대 최다시간 타이인 5시간의 접전을 펼친 KIA-LG의 광주경기는 관중편에서는 재미있는 경기였을지 모르나 양 팀 불펜이 무너지며 프로답지 않은 졸전이었다.

13대 12로 LG가 재역전승했지만 승패를 떠나 두 팀의 약점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경기여서 후유증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이 경기는 연장 승부 없이도 양 팀 합쳐 4사구가 무려 17개나 나왔다. 이날 한화-NC전도 한 이닝에 폭투가 3번이나 나오며 승부가 갈렸다. 5-6으로 역전기회를 엿보던 NC는 8회말 폭투 3개로 2점을 내주며 주저앉았다. 롯데도 넥센과의 경기에서 4사구를 무려 9개나 내주며 25안타를 맞고 한때 0-14까지 뒤졌다.

프로야구의 질적 저하를 우려할 사항이 이날 경기에만 유독 많았던 것은 아니다. 프로야구의 수준을 말하는 절대적 기준은 없지만 승부에 영향을 미치는 볼넷, 몸에 맞는 볼, 폭투, 병살, 실책 등의 수치는 야구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가 될 수 있다.

18일 현재 올 시즌 경기당 볼넷은 7.83개로 지난 시즌 1년 평균치인 6.95개보다 많다. 몸에 맞는 볼도 1.34개로 지난해(0.93개)보다 높은 수치다. 폭투는 1.03개가 나와 작년(0.86개) 보다 많았고, 실책(1.56개)도 지난해(1.17개)보다 많이 나왔다. 물론 신생팀인 NC가 처음 리그에 참여해 지난해와는 상황이 다른 측면도 있다. 하지만 넥센, 한화, 롯데, KIA 등 기존 팀들은 NC보다 4사구 허용이 더 많았다. NC가 실책과 폭투를 가장 많이 생산해냈지만 병살은 8개로 가장 적은 팀에 속했다.

실책이 많은 것에 대해 다양한 분석이 있다. 내야 흙을 교체한 잠실구장은 흙이 채 다져지지 않아 파인 스파이크 자국에 불규칙 바운드가 잦아 수비수를 괴롭힌다는 주장도 있다. 대전과 광주 구장이 인조잔디에서 천연잔디로 바뀐 것도 원인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유야 어쨌든 수준 높은 경기를 관전하러 경기장을 찾은 팬들 입장에서는 실책이 난무하고 폭투로 결승점이 나오는 경기는 보고 싶지 않다. 벌써부터 지난해보다 관중 수가 30% 가량 줄었다. 국내에서 가장 충성도가 높다는 롯데 팬들은 올 시즌 한번도 사직구장을 만원으로 채운 적이 없다. 게다가 추신수, 이대호, 류현진 등 해외파들이 맹활약하면서 국내야구를 외면하는 팬들도 나올 수 있는 위기 상황이다.

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