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 미사일 기술 보유? 美 정보기관들 논란 여전
입력 2013-04-19 18:22
북한의 탄도미사일에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지를 놓고 미국 정보기관 사이에 분석이 엇갈려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서둘러 진화를 한 상태에서 여전히 분석이 달라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미 상원 군사위원회가 18일(현지시간) 개최한 청문회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국가정보국(DNI) 제임스 클래퍼 국장과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A) 마이클 플린 국장은 서로 상반된 견해를 보였다.
클래퍼 국장은 북한이 지난해 12월 장거리 로켓(미사일) 발사를 통해 미사일 기술을 과시했으나 여전히 핵무장 미사일에 필요한 충분한 능력을 개발 또는 시험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지난해 김일성 주석 100회 생일 기념 열병식에서 북한이 공개한 대륙간탄도미사일(KN-08)뿐 아니라 무수단 중거리 미사일조차 시험발사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는 오바마 대통령이 16일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정보 당국이 현재까지 분석한 것을 근거로 볼 때 북한이 핵탄두를 미사일에 장착할 능력이 있다고 믿지 않는다”고 말한 것의 연장선이다.
하지만 플린 국장은 정반대 증언을 고수했다. 그는 지난 11일 더그 램본 공화당 의원이 공개한 DIA의 보고서와 같은 평가를 줄곧 유지했다.
그는 “램본 의원이 공개한 보고서는 전체 7쪽의 비밀문서로 지난 3월 작성됐다”고 소개하면서 “정보기관마다 사안에 대한 평가는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청문회가 비공개로 진행된다면 일부 보고서 내용도 공개하겠다”고 말해 분석과 관련해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앞서 지난 11일 램본 의원은 DIA 보고서 일부를 인용해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통해 운반할 수 있는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어느 정도 자신 있게 평가한다”고 밝혀 파장이 일었다. 이는 북한의 핵무기 소형화 성공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국방부와 정보 당국이 서둘러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한편 지그프리드 헤커 스탠퍼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CISAC) 선임연구원은 “북한은 여전히 핵실험 경험이 부족하다”면서 “핵탄두가 장착된 미사일을 개발하려면 최소 한 번 더 핵실험을 거쳐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때문에 그는 북한이 수주 또는 수개월 내에 4차 핵실험을 강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