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시] 비무장지대 1

입력 2013-04-19 17:48 수정 2013-04-19 17:50


김지원(1948~ )

이곳 물고기는 사람을 보고도 놀라지 않고

도망가지도 않았다

새는 사람이 먹이를 주지 않아도

모여들고

꽃과 나무와 바람은 가꾸지 않아도

향기를 내뿜었다

인간의 발길이 끊어진 시간부터

되살아난 생명의 핏줄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는 시간부터

들려오는

아득한 창세기의

아기울음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