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회의 직분자들] “감투?… 하나님 앞에 한 걸음 더 가는 단계”

입력 2013-04-19 17:25 수정 2013-04-19 19:27


직분을 받은 크리스천들은 남다른 책임감을 느낀다. 그러나 이는 자아실현, 부와 명예를 위한 세상적인 감투와는 다른 차원이다. 새내기 직분자들은 “하나님 앞에 한 걸음 더 나아가 자신을 내려놓고 오로지 믿음으로 채우는 삶으로 나아가는 하나의 단계”라고 자신의 사명을 받아들였다.

인천 주안동 남인천성결교회 이방언(53) 장로는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로서 충실한 삶을 사는 것은 세상적인 성취보다 더 어려운 일”이라며 “복음을 전하고 교회를 부흥시키는 데 더욱 힘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이 장로는 크리스천으로서 모범을 보이려고 노력하다 보니 자연스레 일터에서 승진도 하게 됐다고 말했다. 해양경찰청 감사담당관실 감사팀장으로 근무하는 그는 지난 7일 장로 직분을 받고 그 다음날 경감에서 경정으로 승진했다.

“하나님께서 장로로 먼저 세워주신 뒤 세상적인 계급장도 달게 해 주셔서 감회가 남다릅니다. 올해 30주년을 맞은 우리 교회의 성도 수가 배로 늘어나고 교회 건축도 새로 할 수 있도록 기도합니다.”

지난 14일 서울 응암2동 한성교회에서 직분을 받은 구경하(39) 안수집사는 “비로소 주님께서 택하신 일꾼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감사하다”며 “그 사랑을 믿고 나를 비우고 하나님이 내 삶의 주어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기독대안학교를 짓겠다는 어릴 적 꿈에 조금이나마 다가선 것 같아 설렌다”고 했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책임연구원인 구 안수집사는 “하나님 곁을 떠나지 않았기 때문에 경쟁이 심한 회사생활 속에서도 동료들을 배려하고 서로 협력하며 성과를 낼 수 있었다”며 감사해했다.

그는 2009년 암 선고를 받은 어머니를 위해 무릎을 꿇고 기도하다가 살아계신 하나님의 사랑을 느꼈다. 구 안수집사는 “기도 덕분인지 지난해 1월 어머니는 평안함 속에서 천국으로 떠나실 수 있었다”고 19일 말했다.

서울 북아현동 북아현성결교회 김정남(58·여) 권사는 지난달 10일 권사로 세워졌다. “임직되기 전이나 이후나 제 사명은 변함이 없습니다. 생명이 붙어 있는 때까지 하나님의 뜻에 따라 세워진 교회에 더 헌신하고 교회의 부흥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입니다.”

보험업을 하는 그는 “보험모집을 하면서 사람들을 자주 만나니까 복음을 전하기 수월하지 않느냐는 말을 듣곤 하는데 실제 복음을 전하다보면 일은 뒷전이 된다”며 “일과 병행하는 게 아니라 복음만 전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기도한다”고 했다. 김 권사는 “교회 일을 하느라 물질적으로 부담이 되지는 않느냐는 걱정을 하는 분들도 있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며 “형편이 좋지 않더라도 빚을 내서라도 하나님의 나라를 확장하는 일을 돕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 신정동 새터교회 김순임(가명·73·여) 집사는 지난 2월 집사로 임직된 뒤 봉사활동에 적극적이다. 2009년 탈북한 김 집사는 탈북민 크리스천들과 함께 매주 한 번씩 송편과 순대를 만들어 경로당 어르신들에게 대접한다.

김 집사는 “성경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이남 교인들이 나한테 많은 도움을 준 것같이 항상 배려하고 봉사하는 마음으로 하나님을 섬기려고 기도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십일조를 하고는 있는데 돈벌이가 그리 좋지 않아서 보탬이 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