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테러 공포] 날마다 ‘공포’ 생중계… 美 테러 노이로제
입력 2013-04-18 22:15
17일(현지시간) 영문 모르게 일어난 텍사스 웨이코 인근 비료 공장 폭발 사건은 유튜브에 담긴 채 미 전역에 공포를 실어날랐다. 폭발 사건이 우발적인 사고로 판명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애틀랜틱와이어는 “보스턴 테러와 더불어 이번 폭발은 (시민들의) 불안을 가중시켰다”고 보도했다.
불과 이틀 전 일어난 보스턴 마라톤 테러 사건의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폭발음과 함께 화염에 휩싸인 공장, 핵폭탄을 맞은 듯 피어난 버섯구름이 TV를 통해 중계되고 있는 것이다. 강력한 토네이도가 무방비 상태의 주택을 덮친 거나 다름없는 혼란이 인구 2800여명의 웨스트시뿐 아니라 미 전역에 퍼졌다. 웨스트 주민의 절반 이상은 대피를 위해 마을을 떠났다. 대피는 현재까지도 계속 이어지는 상태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상원의원들에게 보내는 우편물에서 독성물질로 의심되는 리친 성분이 발견되고, 생각지도 못한 장소에서 잇따라 폭발이 일어나는 상황이다. CNN은 최근의 상황이 “마음의 평화와 육체가 모두 연약하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며 “우리는 9·11 때 겪었던 것에 가까이 가고 있다”고 전했다. 심리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무엇보다 의연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는 “보스턴 테러를 계기로 공공안전이 다시 대중의 관심사로 떠올랐다”고도 분석했다.
한편 비료 공장 폭발 사건을 목격한 사람들의 생생한 증언도 이어지고 있다. 웨스트 시의장 셰릴 마릭씨는 “모든 것이 카오스였다”며 혼이 나간 듯 말했다. 100여명의 부상자가 입원해 있는 사고 현장 인근 힐크레스트 병원 최고경영자(CEO) 글렌 로빈슨씨는 “폭발로 인해 화상을 입은 사람, 골절상을 입은 사람, 피부가 찢어진 사람들”이 대거 왔다고 설명했다. 유튜브에는 비료 공장 바로 근처에 차를 세워두고 화염에 휩싸인 공장을 촬영하던 것으로 보이는 부녀가 재차 폭발이 일어난 뒤 암흑으로 변한 화면 속에서 “여기서 나가자” “아빠 제발 여기서 나가”라고 소리 지르는 영상이 공개돼 파장이 일고 있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