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나루] 장·차관들, 야당 의원실 들락날락
입력 2013-04-18 18:24
민주통합당의 한 재선 의원은 18일 “정부 부처 장·차관들이 왜 이렇게 찾아오는지 모르겠다. 실·국장까지 찾아오는 통에 업무를 못할 지경”이라고 말했다. 신임 장관을 비롯해 부처 관료들이 야당 국회의원실을 찾는 일이 부쩍 잦아졌다. 5년 전 이명박정부가 출범했을 때와 비교하면 낯선 풍경이다. 이 의원은 “당시에 야당 의원은 장관 얼굴을 1년에 한 번 볼까 말까 했다”고 했다.
지난 16일 보건복지위원장인 민주당 오제세 의원과 박근혜정부 ‘실세’로 꼽히는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이 여의도 한 식당에서 밥을 먹는 모습이 목격됐다. 17일에는 채동욱 검찰총장이 법사위원인 민주당 서영교 의원을 찾아왔다. 4일엔 박기춘 원내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원내대표단이 정홍원 국무총리 초청으로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만찬을 했고 이달 초 윤성규 환경부,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이 의원회관을 찾아 환경노동위 소속 의원들을 만났다. 황교안 법무부 장관도 법사위 의원들과 만나 식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소속 상임위가 아닌 민주당 의원도 찾아다니며 고개를 숙였다.
민주당 의원들은 일단 “야당과 소통하려는 노력이 엿보인다”고 평가했다. 한 초선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 때문 아니겠느냐”고 해석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주 장관들에게 “야당과 접촉을 늘려 현안에 대한 양해와 협조를 구하라”는 지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 야당 의원은 “대선 패배로 끈 떨어진 야당 의원에게 이리 오니 어색하기도 하고, 좀 귀찮기도 하다”고 ‘행복한 비명’을 질렀다. 다른 의원은 “요즘은 상임위 업무보고 시기”라며 “앞으로도 소통 발걸음이 이어질지 두고 보겠다”고 말했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