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테러 공포] 혹시 ‘웨이코 사건’ 복수극?
입력 2013-04-18 18:18 수정 2013-04-19 00:45
미국 텍사스주 웨이코의 비료공장에서 17일(현지시간) 저녁 대형 폭발사고가 발생해 수많은 부상자가 발생한 상황에서 이번 사건이 보스턴 마라톤 테러와 연관성이 있는지 주목된다.
현재까지 이번 사고가 마라톤 테러 사건과 직접 연관이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수사당국과 미 언론들은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보스턴 마라톤 테러가 15일 발생했고, 16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독극물 우편이 배달된 데 이어 17일 비료공장 폭발사고가 일어나는 등 3일 연속 대형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특히 19일은 연방정부의 간섭을 피해 고립생활을 해온 다윗파 광신도가 집단 몰살된 이른바 ‘웨이코 사건’ 20주년이라 이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웨이코 학살(Waco massacre)’로도 불리는 이 사건은 1993년 4월 19일 텍사스주 웨이코에서 일어났다. 비료공장은 사건 현장에서 북쪽으로 불과 50㎞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이다.
종말론자 교주인 데이비드 코레시가 이끄는 다윗파 일당은 연방정부의 사법과 조세권 등을 거부하고 독자생활을 하다 이를 해산하려던 공권력과 대립했다. 이들은 자신의 성지인 웨이코 마운트카멜센터에 무기와 폭발물을 쌓아둔 채 미 연방수사국(FBI)과 주류·담배·화기단속국(ATF) 요원과 50일간 무장 대치극을 벌였다.
수사당국은 이들에 대해 무력진압을 했고 이 과정에서 화재가 발생해 어린이를 포함해 76명이 죽는 참극이 발생했다. 당시 방화에 의한 집단 자살이라는 설과 진압 과정에서 탱크와 화염방사기 등이 동원된 점을 들어 과도한 공권력의 횡포라는 비판도 있었다.
1995년 4월 발생한 오클라호마시티 연방정부 청사 테러는 웨이코의 복수극이었다고 사건 주범인 티모시 맥베이는 주장한 바 있다. 당시 사고로 168명이 숨졌다. 특히 폭파사건 당시 사용된 물질이 암모니아라는 공통점을 갖는 점도 이목을 끈다. 비료공장 폭발사고의 경우 무수암모니아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오클라호마시티 테러의 경우 질산암모늄으로 폭발물이 제작됐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테러로 연관짓는 것은 성급하다는 주장도 하고 있다. 아직 사건 개요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그런 결론을 내리는 것은 너무 성급하다는 것이다.
애틀랜틱와이어는 “우리는 아직 정확한 사고원인을 알지 못한다”며 “그러니 성급한 결론을 내리지 말아 달라”고 독자들에게 주문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