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테러 공포] 테러범은 CCTV와 스마트폰이 잡는다

입력 2013-04-18 18:12

“21세기 폭탄 테러는 CCTV와 스마트폰이 잡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8일 보스턴마라톤 테러 사건 수사를 일컬어 “아이폰 시대 새로운 범죄수사학의 시범 케이스”라고 평했다.

15일 보스턴마라톤 폭탄 테러 사건이 발발한 뒤 보안 검색을 강화한 보스턴 로건 국제공항은 이용객의 휴대전화에 장착된 사진까지 들여다보고 있다. 테러 현장에 있던 일반인 개개인이 찍은 영상이 수사에 결정적인 증거가 되기 때문이다. 사건 발생 사흘째 용의자를 특정한 미 연방수사국(FBI)의 활약도 CCTV 화면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보스턴마라톤 테러 사건은 1996년 7월 애틀랜타 샌테니얼 올림픽 공원에서 벌어진 폭탄 테러 사건과도 여러모로 비교되고 있다. 보스턴 사건과 마찬가지로 애틀랜타 사건도 넓은 공원에서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벌어진 테러였다. 한양에서 김서방 찾는 듯한 막막한 수사가 시작됐고, 경찰은 범인을 특정하는 데만 7개월을 보냈다.

대형 사건에서 CCTV와 스마트폰 동영상이 무엇보다 중요한 증거로 다뤄진 건 2011년 6월 캐나다 밴쿠버에서 일어난 ‘아이스하키 폭동’ 사건부터다. 당시 경찰은 현장에 있던 사람들과 CCTV의 도움으로 5000시간 분량의 동영상을 모으는 데 성공했다.

현재 미국 정보기관들은 시시각각 촬영되는 비디오 기록들을 자동으로 기록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현재는 화면을 수집해 일일이 기록하는 작업을 거쳐야 한다.

이 같은 기술이 실현될 경우, 폭발 전이든 후든 관계없이 폭탄이 설치된 장소가 자동으로 기록될 예정이다. 이미 경찰은 가방 등 특정한 물체를 따로 체크할 수 있는 프로그램까지 사용하는 상태다.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이뤄지는 시민들끼리의 정보 공유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소셜미디어 사이트 레딧(Reddit)은 테러 현장의 사진이나 동영상을 소장한 일반인들로부터 수상하다고 여겨지는 자료들을 모아 이용자들끼리 공유한다. 그러나 일각에선 잘못된 정보가 유출될 경우 인권침해가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