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IT 융합 성공한 싸이가 창조경제 모범”
입력 2013-04-18 18:04 수정 2013-04-18 22:24
[뉴스분석] 박 대통령, 개념 논란에 ‘젠틀맨’ 비유 설명
박근혜 대통령이 18일 월드가수 싸이의 신곡 ‘젠틀맨’을 들어 본인의 트레이드마크인 ‘창조경제’를 알기 쉽게 설명했다. 창조경제 개념이 모호하다고 볼멘소리를 하는 정치권과 재계에 던진 메시지로, 콘텐츠와 IT(정보기술) 융합에 성공한 싸이의 사례를 창조경제에 접목시킨 것이다. 싸이는 지난 2월 25일 취임식 때 ‘강남스타일’을 부르며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다.
박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미래창조과학부·방송통신위원회·원자력안전위원회의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모든 산업의 부가가치를 결정짓는 핵심이 되는 소프트웨어와 콘텐츠 산업 육성에 더욱 매진할 필요가 있다”며 ‘젠틀맨’과 안무인 ‘시건방춤’을 화제로 꺼냈다. 그는 “싸이의 ‘젠틀맨’ 뮤직비디오가 발표 80시간 만에 (유튜브) 1억 뷰라는 대기록을 세웠다고 한다”고 소개했다. 이어 “‘시건방춤’에 대해 최초의 안무가에게 저작권료를 지불했다는 기사를 봤다”며 “그동안 관행으로는 춤을 살짝만 바꾸면 저작권료를 안 내도 되는 그런 환경에서 남의 창의력을 인정하는 자세야말로 콘텐츠와 소프트웨어에 대한 모범적인 사례”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아무리 좋은 개발자를 많이 양성한다고 하더라도 기술을 쉽게 빼앗겨 버린다면 누가 의욕을 가지고 소프트웨어나 콘텐츠를 만들려고 하겠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지각 출범한 미래부와 방통위에 “만시지탄(晩時之歎)이란 말이 있는데 끝의 ‘탄식할 탄(歎)’자를 ‘탄알 탄(彈)’자로 바꿔보면 어떨까 생각한다”며 “늦었다고 탄식할 것이 아니라 총알 같은 속도로 열심히 업무에 임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고용 없는 성장이라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창조경제를 통한 우리 경제의 근본적인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업무보고에 배석한 서수민 KBS PD는 “‘개그콘서트’ 인기비결은 바로 실패해도 되는 시스템이다. 개그맨들이 언제든 재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실패를 하더라도 성실한 실패일 경우 다시 일어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잘 뒷받침해주는 것도 창조경제를 꽃 피우는 데 굉장히 중요한 관건”이라고 화답했다.
박 대통령은 “제가 생각하는 경제민주화는 대기업을 정쟁의 대상으로 만드는 게 아니라 대기업 스스로 국민과 중소기업의 눈높이에 맞춰서 사회에 대한 신뢰를 높여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현대자동차그룹의 물류·광고 분야 내부거래 축소와 관련해 “대기업이 스스로 중소기업에 일감나누기를 시작한 것은 주목할 만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