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 한컷] 데이트하기에 너무 늦은 나이는 없다…
입력 2013-04-18 17:29
원래 춤은 삶의 일부였다. 들일에 지친 몸에 신명을 불어넣고, 제의에서는 신에게 바치는 몸짓이었다. 그러던 것이 무용이라는 이름으로 저기 무대 위에서만 따로 떨어져 존재하기에 이른다. ‘우리 삶이 춤이 된다면’(시공아트)은 미국의 인물사진작가 조던 매터가 그 춤을 일상으로 불러낸 사진집이다.
미국 뉴욕 무용수의 홍보용 사진으로 시작한 매터의 카메라는 그들을 지하철역, 술집, 도서관, 사무실, 욕실 등 일상의 공간에서 담아낸다. 뉴요커들이 바쁘게 스쳐 지나가는 맨해튼 중심가. 서로 기대 서 있는 무용계의 원로 카르멘 드 라발라드와 거스 솔로몬스 주니어의 몸짓(사진)에는 젊은 무용수들이 화려한 기교로 표현하는 사랑의 격정이나 달뜸은 없다. 하지만 소박하면서도 절제된 몸짓으로 ‘데이트하기에 너무 늦은 나이는 없다’라는 걸 충분히 웅변한다.
이렇게 몸짓은 언어다. 사진은 꿈, 사랑, 모험, 슬픔, 일, 삶 등의 주제별로 펼쳐진다. 무용수의 정직한 신체만으로 많은 이야기들을 표현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이선혜·김은주 옮김.
손영옥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