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금리정책 ‘요지부동’
입력 2013-04-17 18:31 수정 2013-04-17 22:03
한국은행이 ‘마이 웨이(my way)’를 거듭 외치고 있다. 정부의 전방위 압박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기준금리를 내릴 뜻이 없음을 강조했다. 이미 금융시장에 돈이 많이 풀려 기준금리를 인하할 경우 부작용이 크다는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고 있다.
한은은 1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제출한 업무설명 자료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물가안정목표(2013∼2015년 기준 2.5∼3.5%) 내에서 움직이도록 하면서 경제성장 회복을 지원하는 데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이어 “금융완화기조 장기화에 따라 우리 경제 내부에 불균형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면밀히 점검할 것”이라고 했다.
한은이 통화정책 운영 방안에 물가관리와 함께 ‘금융완화기조 장기화에 따른 내부 불균형’을 언급한 것은 기준금리 인하 압박에 굴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저금리와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으로 시장에 상당한 규모의 돈이 풀려 거품이 우려되는 상항에서 기준금리를 내려 부채질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외부의 금리인하 압박은 기준금리 결정 당시 중요 변수가 안 됐다”며 “현재 통화 기조는 매우 완화적”이라고 말했었다.
또 한은은 ‘엔저’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한은은 “글로벌 교역환경과 우리 경제구조 변화로 환율 변동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과거에 비해 축소됐다”며 “현재 수준에서 크게 추락하지 않는 이상 실물부문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엔저에 따른 피해를 막기 위해 기준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주장을 반박한 것이다. 기준금리를 인하해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하면 원화 가치가 떨어져 환율이 오른다.
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