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선수 부인들 첫승에 눈물바다… “재도약 믿어요”

입력 2013-04-17 18:24

지난 16일 대전 구장은 그야말로 울음바다였다. 한화가 NC를 6대 4로 누르고 개막 이후 13연패의 쇠사슬을 끊어냈을 때 프로야구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노장’ 김응용 감독은 눈가에 이슬이 맺혔고, 김태균 등 선수들 역시 굵은 눈물을 쏟아냈다. 그리고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경기를 지켜보던 한화 팬들 역시 서로 얼싸안고 울었다.

한화의 주장이자 첫 승리의 주역인 김태균의 아내 김석류 전 아나운서는 페이스북에 눈물바다가 된 선수 아내들의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김 전 아나운서는 “이기자마자 전화 오는 (최)진행이네 언니, (이)대수 형부네 언니, (김)경언 형부네 언니 다들 울고 있습니다”며 “남들은 우승한줄 알겠다고 왜 우냐고 하겠지만, 이글스 팬이라면 아마 한마음이겠죠”라고 썼다.

어떻게 울지 않을 수 있었을까. 수치스러운 연패를 기록하며 한화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의 중압감은 상상 이상이었을 것이다. 첫 승에 대한 조급함 때문에 타자들은 방망이가 성급하게 나가기 일쑤였고, 투수들은 조금만 볼카운트가 나빠지면 바로 중앙에 공을 던지는 바람에 안타를 맞았다. 수비 역시 긴장감 때문에 몸이 굳어서 실책을 연발했다.

하지만 이제 첫 승을 거두면서 한화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의 어깨도 한결 가벼워졌다. 비록 13번 졌지만 한화는 올 시즌 아직 114번의 기회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특히 NC를 상대로 1,2회에만 4점을 내주며 또다시 패배하는 듯 했으나 경기 중반 집중력을 과시하며 역전에 성공한 것은 한화 선수들에게 그동안 부족했던 자신감을 심어줬을 것이다.

물론 NC전에서도 보여줬듯 한화의 경기력이 괄목상대할 정도로 좋아진 것은 아니다. 여전히 한화는 꼴찌 팀이다. 다만 마운드가 총체적 난국이라고는 하지만 외국인 투수 바티스타와 이브랜드가 건재하고, 신인 송창식이 불펜으로 제 역할을 하기 시작한 만큼 희망이 보인다. 타선 역시 이대수(타율 0.370)와 김태균(0.352) 등 강타자들이 버티고 있기 때문에 조급함 대신 집중력을 조금 더 발휘하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한화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