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진숙 등 임명 강행 왜… ‘野 반발’ 부담 감수하고 정치적 강수
입력 2013-04-17 18:18
박근혜 대통령이 17일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등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한 장관급 인사 3명의 임명을 강행한 것은 무기력한 현재 상황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취임 52일이 지나도록 내각조차 완성하지 못한 현 정국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결심이자 야당의 반대를 뚫고 가겠다는 ‘정치적 강수’다.
특히 야당 주장에 밀려 다시 장관 교체 쪽으로 흘러갈 경우 박 대통령이 야심차게 부활시킨 해수부뿐만 아니라 국정기조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자에 대한 박 대통령의 임명 의지는 처음부터 확고했다. 야당뿐 아니라 여당에서까지 자질 부족 논란이 일었음에도 박 대통령은 ‘여성 인재 등용’이라는 대의명분을 끝까지 지킨 셈이다.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새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창조경제’를 이끌고 나갈 양대 축이라는 점이 이번 임명에 최우선적으로 고려됐다. 청와대는 그동안 “미래부는 ‘좋은 일자리’ 수만개 만들기 방안, 성장동력 창출 방안, 과학기술 발전 등을 추진할 주체”라고 강조해 왔다. 방통위 또한 정부조직 개편 협상과정에서 주파수 배분, 방송사업자 허가 등의 업무를 미래부와 나눠 가지면서 새 정부의 중요한 부처로 부각됐다.
늦장 출범한 박근혜정부 1기 내각의 성격은 관료 출신의 중용으로 요약된다. 정홍원 국무총리와 17개 부처 장관 중 공무원 출신이 10명에 달해 ‘전문성 중시’ 기조가 확연하게 드러났다. 교수나 연구원 출신의 전문가가 다수(6명) 포진한 점도 눈에 띈다. 최문기 미래부 장관과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대표적이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출신은 윤병세 외교부, 진영 보건복지부, 윤성규 환경부, 방하남 고용노동부, 조윤선 여성가족부,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 등 6명이나 됐다. 최문기 윤병세 류길재 서승환 장관은 박 대통령의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 출신이다.
정 총리를 포함한 18명의 평균 나이는 58.6세로 최고령자는 69세의 정 총리이고, 조 장관이 47세로 가장 나이가 적다. 출신 대학은 서울대가 8명으로 가장 많고 성균관대와 연세대가 각 2명, 고려대 한양대 한국외대 영남대 부산여대 육군사관학교 출신이 1명씩이다.
출신 지역으로는 서울 등 수도권이 8명으로 가장 많았고 대구·경북(TK)과 호남이 각 3명, 부산·경남(PK)과 충청이 2명씩이다. 여성 각료는 조 장관과 윤 장관 2명이다. 윤 장관은 유일한 미혼 장관이기도 하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