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조정실, 4월 23일 첫 대통령 업무보고 왜

입력 2013-04-17 18:18 수정 2013-04-17 22:05

총리실이 오는 23일 사상 처음으로 박근혜 대통령에게 업무보고를 한다. 역대 정권에서 총리실은 대통령 업무보고를 하지 않았다. 인수위에는 보고를 해도 새 정부가 출범한 뒤에는 업무보고 대상에서 매번 제외됐다. 연례적으로 진행되는 연두 업무보고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총리실은 현직 대통령에게는 업무보고를 한 적이 없었던 셈이다. 업무보고는 김동연 국무조정실장이 하고, 정홍원 총리는 다른 부처 업무보고 때처럼 배석한다.

그동안은 총리실이 일반적인 부처와 달리 자체 추진 사업이 없는 데다 각 부처를 조정하는 역할 또한 고유 업무로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기 때문에 별도 보고의 필요성이 없었다는 게 관가의 분석이다. 국정과제 추진을 점검하고 각 부처의 이견을 조정하는 역할을 대부분 청와대가 해왔기 때문에 사실상 총리실의 역할이 두드러지지 않았다는 이유도 있다.

하지만 과거와 달리 총리실이 업무보고를 하게 된 것은 그만큼 대통령이 총리실의 국무조정 역할을 중요하게 보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정부 관계자는 17일 “대통령은 국민과의 약속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 아니냐”며 “대통령의 공약이 담겨 있는 각 부처의 국정과제 관리를 총리실에 맡긴 만큼 총리실이 어떻게 이를 관리할 것인지, 어떻게 달성하도록 뒷받침할 것인지를 꼼꼼히 보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총리실은 각 부처의 국정과제 내용을 취합해 해당 부처가 국정과제를 달성하는데 있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국정과제 실행을 어떻게 독려하고 평가할 것인지를 업무보고에 담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아울러 이번 업무보고에는 부처 간 칸막이 등으로 인해 소요되는 사회적 갈등 비용을 추산하고 이를 어떻게 줄일 것인지에 대한 내용도 담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관계자는 “모든 부처의 업무보고가 끝난 뒤 마지막으로 일정이 잡힌 것은 부처의 업무를 총괄 조정하는 역할에 대한 고려도 포함된 게 아니겠느냐”며 “김동연 실장이 과장급 직원들과 브레인스토밍 회의를 갖는 등 효율적인 방안을 찾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귀띔했다.

세종=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