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대사 “소녀상, 한·일 관계에 도움안돼” “한반도 유사시 자위대도 역할”

입력 2013-04-17 17:57

벳쇼 고로(別所浩郞) 주한 일본대사가 17일 ‘평화의 소녀상’에 대해 한·일 관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벳쇼 대사는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주한일본대사관 앞에 설치된 소녀상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일·한 관계, 특히 위안부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는지 생각해 봤을 때 올바른 판단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평화의 소녀상은 2011년 12월 위안부 할머니들의 수요집회 1000회를 기념해 국민 성금으로 제작된 동상이다. 지난해 6월 일본인이 ‘다케시마(독도의 일본명)는 일본 영토’라고 적은 말뚝을 묶어 놓았던 곳이기도 하다.

그는 그러나 일본의 식민지 지배에 대해 사죄한 ‘무라야마(村山) 담화’를 일부 인용하면서 “무라야마 담화는 각의에서 정식으로 결정된 일본 정부의 공식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또 ‘고노 담화’에 대해서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고노 담화를 바꾸겠다고 말하지 않았다. 제가 그 이상 내용을 말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고 말했다. 고노(河野) 담화는 위안부 연행의 강제성과 인권 침해를 일본 정부가 인정하고 사죄한 것이다. 그는 독도 문제에 대해서는 국제사법재판소(ICJ) 제소 검토라는 일본 정부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재확인했다.

벳쇼 대사는 한반도 유사시 일본 자위대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체결 필요성도 제기했다. 그는 “일본은 언제든지 체결할 용의가 있다”며 “일본은 양국 이익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 “만일의 경우 한반도로 가는 인원·물자 상당 부분이 일본의 미군기지를 경유해야 한다”며 “미국 7함대와 함께 일본 자위대도 해로 확보를 위해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남혁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