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정의 바둑이야기] 최정 3단의 반란

입력 2013-04-17 17:13


한국의 정관장배 세계여자단체전이 폐지되고 중국이 바통을 이어 만든 황룡사쌍등배가 올해로 3회를 맞았다. 1회는 가원부동산배로 한국 중국 일본 대만 4개국이 참가했고, 2회부터는 쌍등그룹 후원으로 한·중·일 삼국의 단체대항전으로 바뀌었다. 황룡사쌍등배는 유난히 한국과 인연이 없어 2회 연속 중국이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 한국대표는 박지은 9단을 필두로 최정 3단, 문도원 3단, 김혜림 2단, 김채영 초단 등 신예 기사들로 배치됐다. 중국은 왕천싱 5단, 리허 5단, 쑹룽후이 5단, 천이밍 2단, 위즈잉 2단이 참가했다. 일본은 무카이 치아키 5단 등 5명으로 구성돼 각국 5명씩 연승대항전으로 펼쳐졌다.

2회 대회에서 1승도 거두지 못한 한국은 초반에 김채영 초단이 등판해 4연승을 차지하며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하지만 중국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위즈잉 2단의 6연승으로 승부는 다시 오리무중. 하지만 한국의 최정 3단이 출격해 위즈잉 2단, 리허 5단과 지난 대회 8연승의 주역 왕천싱 5단을 격파, 박지은 9단을 남겨놓은 상태에서 3연승을 거두며 우승을 확정지어 최정 3단의 향후 행보가 더욱더 주목되고 있다. 기보는 황룡사쌍등배 제12국.

<장면도> 백1로 두 칸을 벌려 좌하귀를 지키며 하변 흑 한 점을 은근히 압박하고 있는 장면. 흑은 여러 가지 응수를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전에서 2로 가만히 내려섰다. 언뜻 느려 보이는 수지만 이 장면에서는 모양의 급소로 침착한 호수다.

<참고도> 백의 근거를 없애기 위해 흑이 1로 근거를 만들며 다가서는 수는 백2가 쌍방 간 급소가 된다. 3으로 젖혀가는 수는 4, 6으로 나와 끊는 수가 있어 흑 한 점이 축으로 잡혀서는 흑이 당한 모양이다.

<실전도> 흑1이 귀의 실리를 지키며 백을 압박하는 급소. 백이 2로 가볍게 타개에 나설 때 흑은 적극적으로 백의 약점을 추궁한다. 바로 흑3이 그것. 백4로 5의 자리에 둬 한 점을 이어가는 것은 전체적으로 백 모양이 무거워진다. 실전에서는 백이 귀의 한 점을 버리고 중앙을 두텁게 처리했고, 흑은 귀의 실리를 차지한 형태. 중앙 흑13으로 끊어오며 난전이 시작됐다.

<프로 2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