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륙양용차 타고 ‘동물의 왕국’ 가자

입력 2013-04-17 17:13


에버랜드 ‘로스트 밸리’ 20일 개장

“수륙양용차 타고 에버랜드 로스트 밸리로 사파리 여행 떠나요.”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은 에버랜드가 국내 최초로 생태형 사파리 ‘로스트 밸리(Lost Valley)’를 20일 선보인다. 로스트 밸리는 인간과 동물이 함께 살았던 전설 속의 동물낙원을 수륙양용차를 타고 탐험하는 스토리로 구성돼 있다. 코뿔소, 치타, 사자, 코끼리, 기린, 타조 등 20종 150여 마리가 사는 ‘동물의 왕국’ 축소판.

로스트 밸리 사파리여행은 40인승 수륙양용차를 타고 요르단의 고대도시 페트라의 장밋빛 바위 협곡을 재현한 동굴을 통과하면서 시작된다. 40인승 수륙양용차를 타고 로스트 밸리를 둘러보는 시간은 12분 30초. 짧은 시간이지만 유리가 없는 차창 밖으로 손에 잡힐 듯 가까운 거리에서 어슬렁거리는 동물을 만날 수 있어 아프리카의 사파리처럼 흥미진진하다.

육지와 수로를 자유자재로 달리는 클래식한 외관의 수륙양용차는 타는 재미가 제법 쏠쏠하다. 동물들이 뛰어노는 육지를 달리다 갑자기 물보라를 일으키며 에메랄드빛 수로로 들어설 때는 아찔한 스릴을 맛보게 된다. 영국에서 주문제작한 수륙양용차는 현재 7대로 곧 2대가 추가로 도입된다. 올가을에 선보일 6인승 수륙양용차는 동물을 직접 만져보고 먹이를 주는 스페셜 투어 용도로 사용될 예정.

1만2000평 부지에 조성된 로스트 밸리는 잃어버린 신비의 공간을 찾아가는 모험여행이라는 콘셉트에 걸맞게 디자인됐다. 쌍봉낙타 바바리양 흰오릭스 산양 등이 서식하는 바위 협곡, 코끼리와 백사자가 어슬렁거리는 타우 신전, 기린 얼룩말 타조 등이 공생하는 그레이트 사바나 등 7개 테마 존으로 구성된 로스트 밸리는 전시 동물들 고유의 서식공간과 흡사한 것이 특징. 수십 마리의 홍학이 늘씬한 몸매를 자랑하는 레드 스왐프, 육식동물인 치타와 초식동물인 코뿔소가 공존하는 평화의 언덕도 아프리카 초원을 연상하게 한다.

에버랜드가 약 2년에 걸쳐 500억원을 투입해 조성한 로스트 밸리는 동물복지를 실현한 동물 친화적 공간으로 펜스, 철조망 등 인위적 장벽을 설치하지 않은 게 특징. 대신 사자 치타 등 맹수가 사는 공간은 해자 역할을 하는 수로와 숲, 암벽 등으로 둘러싸 격리하면서 관람객이 동물의 일상을 자연스럽게 볼 수 있도록 ‘몰입 전시 기법’을 도입했다.

로스트 밸리에는 한류스타 버금가는 스타동물도 전시돼 있다. 말하는 코끼리로 유명한 ‘코식이’는 올해 23세로 좋아, 안돼, 누워 등 7개 단어를 사용할 줄 알아 해외 논문에도 소개될 정도. 다산왕으로 유명한 기린 ‘장순이’는 지금까지 모두 17마리를 출산한 데 이어 18마리째 새끼를 임신 중이다. 세계적 희귀동물로 전 세계에 300마리 정도 생존하는 백사자도 국내에서는 에버랜드에서만 볼 수 있는 인기 스타.

국내 최초로 공개하는 바위너구리를 비롯해 천연기념물인 산양, 신비로운 모습의 초식동물인 바바리양 일런드 세이블앤틸롭도 관람객들의 눈길을 끄는 동물. 유모차를 끌고 이동할 수 있는 대기 동선 주변에는 바위너구리, 포큐파인, 사막여우 등 작고 귀여운 9종 100여 마리의 동물이 재롱을 부려 기다리는 시간이 오히려 즐거울 정도.

에버랜드의 사파리 역사는 37년 전으로 거슬러 오른다. 1976년 라이온 사파리를 처음으로 선보인 데 이어 1980년 호랑이 사파리, 1992년 와일드사파리, 1996년 사파리월드, 2000년 베어사파리, 2005년 나이트사파리, 2010년 백호사파리와 초식사파리를 잇달아 개장했다. 이번에 로스트 벨리가 개장함으로써 에버랜드는 현재 운영 중인 사파리 월드와 함께 모두 2개의 사파리를 보유하게 된다.

로스트 밸리를 더욱 생생하게 접하려면 7월부터 선보일 체험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된다. 1시간 동안 가족과 함께 기린 먹이주기를 체험하고 코끼리 등을 근접 관찰하는 ‘생생체험교실’은 한 가족에 4만원, 코끼리와 기린이 사는 사육장을 둘러보고 먹이주기를 체험하는 1시간짜리 ‘백사이드 체험프로그램’은 1인에 3만원이다. 수륙양용차를 타고 로스트 밸리를 둘러보는 프로그램은 무료.

에버랜드는 로스트 밸리 입구에 백사자와 치타를 형상화한 ‘탐험가 크림볼’을 비롯해 ‘플라밍고 하트번’ ‘치타 꼬리번’ 등 사파리 콘셉트의 이색메뉴를 맛보는 스낵바를 설치하고, 출구에는 기린 인형 등 사파리 콘셉트의 기념품점도 마련했다.

용인=글·사진 박강섭 관광전문기자 ks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