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를 넘어 함께하는 우리로 (16)] 핵 위험서 벗어나자… 탈핵 실천 에너지 운동
입력 2013-04-17 17:33 수정 2013-04-17 20:59
생명에 생기를… 핵없는 사회, 방사능 위험없는 사회
2011년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과 쓰나미 발생,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폭발사고 이후 2년여가 흘렀다. 3·11 대지진과 쓰나미로 일본 동북지방일대의 주민 약 2만 명이 목숨을 잃었고, 후쿠시마 현을 중심으로 넓은 지역이 방사능에 오염됐다. 공식 발표로는 핵발전소 사고로 사망한 사람이 10명도 안된다고 했지만, 쓰나미로 사망한 2만 명의 2000배인 4000만명 이상이 지금도 여전히 사고 현장에서 공기와 물을 통해 계속적으로 유출되고 있는 방사능 오염을 염려하고 있다. 후쿠시마 주변 350㎞ 정도가 고농도로 오염됐고 일본땅의 약 70%가 방사능에 오염됐다고 한다. 직접적 피폭보다 오염 토양에서 생산되는 먹을거리를 통한 내부피폭(피폭경로의 80∼95%에 해당)으로 일본인 전체가 피폭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후쿠시마에서 250㎞ 정도 떨어진 도쿄에서도 기준치의 몇 배에 이르는 공간방사능이 측정되고 있으며, 도쿄의 수돗물에서도 세슘이 검출되고 있다. 도쿄보다 더 멀리 떨어진 시즈오카 지역의 세계적으로 유명한 차밭에서는 세슘 오염으로 인해 찻잎 수확을 포기했다. 2011년 생산된 쌀은 방사성 세슘에 오염돼 폐기처분됐다.
방사능 피폭으로 인한 건강 위협은 체르노빌 원전사고 때보다 훨씬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200여 개의 방사능물질로 발생하는 병은 갑상선암과 유방암, 백혈병 등 각종 암이나 선천성기형과 사산, 유산, 불임 등 생식기능의 이상을 가져오며 심근경색 등 심혈관질환을 가져온다. 일본 산케이뉴스는 2013년 3월 8일 현재 전국에 방사능 오염으로 인해 피난하고 있는 사람은 31만5196명이고 이 가운데 절반 정도가 후쿠시마 주민이라고 밝혔다.
일본정부와 도쿄전력은 “건강에는 직접 영향이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눈에 보이지 않지만 한 번 피폭되면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방사능 노출에 대한 대책은 거의 없는 것 같다. 통상적으로 원자력발전소의 근로자가 암이나 백혈병으로 사망했을 경우 산재인정기준이 연간 5mSv(밀리시버트)라 규정돼 있는데, 후쿠시마지역에서 피난권장구역 설정기준은 연간 피폭량 20mSv로 4배가 넘는다. 이는 거의 모든 주민에게 5∼10년 사이에 암 발병의 공포가 내재돼 있는 것이라고도 말 할 수 있다.
후쿠시마 주민들의 생활은 원전 사고의 정신적 후유증과 보상을 둘러싼 공동체의 붕괴에 더해 방사능의 일상적 공포로 더욱더 고통스러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피해지역 주민들과 방사능 피해 확산을 우려하는 일본 시민들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탈원전 요구가 더욱 거세지고 있다.
한국YWCA는 그동안 고리원자력발전소 폐쇄를 요구하는 항의 운동 등에 동참해 왔고 안전한 먹을거리 운동, 특별히 부산YWCA방사능오염 식품 모니터링 등 탈핵운동을 전개해 왔다. 2013년에는 ‘탈핵 실천 에너지 운동’을 주력 운동으로 삼고, 안전하고 평화로운 ‘핵없는 사회’로 나아가도록 핵과 원자력발전소 위험을 시민사회에 널리 알리며 에너지절약·태양광 설치 운동 등도 함께 전개할 예정이다.
오는 23일부터 26일까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지점 반경 100㎞에 거주하며 ‘방사능정보센터’의 대표로서 탈핵·탈원전 운동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는 일본인 가타오카 데루미씨를 초청, 서울 대전 전주 경주에서 4차례 순회강연을 갖는다. 방사능의 공포와 공동체의 붕괴,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는 피해 지역 주민과 아이들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듣고 원전사고 이후 방사능 피해 진상 규명과 일본 사회의 탈핵 움직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후쿠시마 이후의 삶의 증언을 통해 ‘핵 없는 사회’와 대안에너지 실천의 필요성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주영(한국YWCA연합회 홍보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