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정부 佛, 장관들은 부자… 평균 13억원 재산공개
입력 2013-04-16 22:23
부자증세를 추진 중인 프랑수와 올랑드 프랑스 정부 각료의 재산이 전체 가구 평균의 4배에 달해 이른바 ‘캐비어 좌파’라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는 15일(현지시간) 장 마르크 애로 총리를 비롯해 현직 장관 등 정부 각료 38명의 재산을 공개했다. 각료의 평균 재산은 91만 유로(13억원)로 프랑스 전체 가구 평균 23만 유로(3억4000만원)의 4배에 달하는 것으로 프랑스 언론은 보도했다.
장관급 공무원에 대한 재산 공개는 스위스에 비밀계좌를 보유한 사실을 숨기다 탈세 혐의로 기소된 제롬 카위작 전 예산장관 파문에 따른 것이다. 올랑드 대통령은 정치적 궁지에 몰리자 신뢰회복을 위해 15일까지 각료에 대한 재산신고를 명령했다.
38명의 각료 중 가장 많은 재산을 보유한 사람은 로랑 파비위스 외무장관이었다. 예산장관과 함께 비밀계좌 개설 의혹을 받은 그는 275만 유로 상당의 아파트를 비롯해 부동산 3채와 120만 유로어치의 주식 등 모두 650만 유로(약 96억원)를 신고했다. 그 다음은 미셸 들로네 노인장관이 520만 유로(77억원)였으며 미셸 사팽 노동장관이 210만 유로(31억원)를 기록했다.
애로(150만 유로) 총리 등 모두 8명이 100만 유로 이상의 재산을 신고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부자증세 정책에 따라 연소득 100만 유로 이상의 고소득자에 대해 75%의 소득세를 물리기로 했으나 프랑스 헌재는 이런 정책이 위헌이라고 결정했다.
가장 재산이 적은 장관은 정부 대변인을 겸하는 나자트 발로 벨카셈 여성인권장관으로 10만7000유로(1억6000만원)였다. 한국 입양아 출신인 플뢰르 펠르랭 디지털경제장관은 44만 유로 상당의 부동산 등 모두 52만6000유로(7억7000만원)를 신고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공개대상에서 제외됐지만 지난해 대선 당시 117만 유로(17억3000만원)의 재산을 공개했다. 일부 각료는 말로만 국민을 옹호할 뿐 부유한 생활을 하는 좌파라는 ‘캐비어 좌파’ 비난을 우려해 공개마감일인 15일보다 하루 앞서 재산 현황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