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경제민주화 법안 부적절… 대기업 옥죄기 안돼”

입력 2013-04-16 18:43 수정 2013-04-16 22:32

재계를 대표하는 주요 경제단체장들이 최근 정치권에서 추진되고 있는 각종 경제민주화 법안에 대해 일제히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16일 서울 은천동 서울관광고에서 열린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경제5단체장 간담회에서 “국회의 입법활동 동향이 염려스럽다”고 말문을 열었다. 손 회장은 “정치권의 움직임에 특별히 대응할 생각은 없지만 공식적인 자리에서 경제민주화 법안의 부적절함을 지속적으로 설명해나가겠다”며 비판적인 입장을 밝혔다.

‘단가 후려치기’ 등 불공정거래 문제로 대기업과 각을 세우는 중소기업중앙회 회장도 대기업들과 보조를 같이했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중소기업계가 바라는 것은 거래 불공정, 시장 불균형, 제도 불합리 등 이른바 ‘3불 해소’이지 대기업 옥죄기는 아니다”며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동반 성장할 수 있는 쪽으로 경제민주화가 자리를 잘 잡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간담회는 이례적으로 우리나라 최초의 관광 분야 특성화고교인 서울관광고에서 진행됐다. 부총리와 경제5단체장 간 간담회는 특급호텔 회의실에서 열리는 것이 관례였다. 간담회 중간에 제공된 커피는 물론 간담회 후 이어진 오찬에서 이 학교 관광 조리코디과 학생들은 자신들이 만든 요리를 직접 현 부총리와 경제단체장들에게 서빙했다. 이에 대해 현 부총리는 “젊은이들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정부와 재계가 함께 고민해보고 싶어서 여기서 뵙자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 부총리와 교육부·고용부 여가부 문화부 등 관계부처 장·차관, 경제5단체장은 함께 학교 수업을 참관하고 학생들과 교사, 학부모 대표와 간담회를 가졌다. 현 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여러분이 일찌감치 진로를 선택해 공부하고 실습하는 모습을 보니 대견스럽다”며 “저는 지금 공무원으로 있지만 요즘 시대에 직업을 선택할 기회가 주어졌다면 관광업에 몸담았을 것”이라고 학생들을 격려했다.

경제단체장들도 스펙을 초월한 고졸자와 청년고용 확대에 힘쓰겠다고 화답했다. 이희범 한국경영자총협회장은 “세계조리사대회에서 주방장도 세계 최고가 되면 존경과 부를 누릴 수 있다는 걸 목격했다”며 “한국 최고를 넘어 세계 최고가 되도록 도전해 달라”고 당부했다.

현 부총리는 간담회를 마무리하면서 학생들이 세계로 뻗어나가길 바란다는 뜻으로 지구본을 선물했다.

권혜숙 기자 hskw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