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137일만에 출근 재개… 미래 신사업 구상 내놓을까

입력 2013-04-16 18:34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출근경영을 재개했다.

이 회장은 16일 오전 8시30분쯤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으로 출근했다. 이 회장이 서초동 사옥을 찾은 것은 지난해 11월 30일 ‘자랑스런 삼성인상’ 시상식 이후 137일 만이다.

이 회장은 지난 1월 11일 미국 하와이로 출국한 뒤 하와이와 일본을 오가며 석 달 가까이 해외에 머물다 지난 6일 귀국했다.

이 회장은 서초동 사옥 42층에 마련된 집무실에서 최지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으로부터 현안 보고를 받았다. 점심식사를 마친 이 회장은 오후 1시30분쯤 퇴근했다.

이 회장은 해외 장기출장 중 미래사업 구상에 몰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 회장의 출근경영으로 삼성의 미래사업이 모습을 드러내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됐다.

특히 올해는 ‘프랑크푸르트 선언’으로 대표되는 신경영 선언 20주년이 되는 해이기 때문에 이 회장이 새로운 중장기 경영전략을 발표할지 여부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이 회장이 출근을 하면서 삼성 임직원들에게 긴장감을 불어넣는 효과도 있다”면서 “갤럭시 시리즈의 성공으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했지만 여기에 만족해 안주할 때가 아니라는 메시지를 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회장의 현장 챙기기로 신규 투자 등 삼성 경영 전반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근혜 대통령이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과 현금성 자산의 투자를 촉구한 것에 화답하는 의미로 올해 과감한 투자계획을 발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박 대통령의 미국 방문에 동행할 것으로 알려진 이 회장이 방미 일정과 관련된 구체적인 내용을 검토했을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이 회장의 출근경영이 정치권의 경제민주화 움직임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됐다. 박 대통령의 의도와는 상관없는 정치권의 과도한 경제민주화 움직임에 제동을 걸기 위해서라도 이 회장이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향에 적극 협조하는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는 판단을 했을 것이란 얘기다. 이 회장은 지난 6일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하면서 “삼성도 작지만 열심히 뛰어서 도와드리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삼성 관계자는 “출근경영과 경제민주화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면서 “삼성은 항상 정부의 경제정책에 적극 협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재계 일각에서는 이 회장의 건강이 예전 같지 않은 것 아니냐는 얘기도 흘러나왔다.

해외에서 오래 체류한 데다 귀국 직후 출근경영을 재개할 것이란 예상과 달리 열흘 만에 출근했고, 오전 6시30분 이전에 나왔던 것에 비해 출근시간이 많이 늦춰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방미를 하는 것은 건강에 이상이 없다는 의미라는 견해도 많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