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사일 발사 ‘타이밍’ 놓쳤나

입력 2013-04-16 18:24 수정 2013-04-17 01:29
북한이 군사적 위협 속에서도 정작 군사 도발의 핵심인 미사일은 발사하지 않고 있다. 북한이 미사일 발사 시기를 놓쳤거나 발사에 실패할 경우 미사일 수출이 어려워질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기론(失機論)은 북한이 우리 정부의 대화 제의에 대응 방향을 정하다 ‘효과 극대화’ 시기를 놓친 것 아니냐는 시각이다. 당초 정부는 북한이 중거리 미사일 ‘무수단’을 10~15일 사이 발사할 것으로 봤다. 존 케리 미 국무부 장관 방한을 전후로 미사일 발사를 통해 한반도 긴장을 최고조로 끌어올릴 것으로 본 것이다. 그런데 11일 류길재 통일부 장관의 대화 촉구 성명을 놓고 진의를 파악하고 분석하는 사이에 미사일 발사 시기를 놓쳤다는 해석이다. 북한은 우리 측 대화 제의에 사흘 동안 반응이 없다가 14일에야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 명의로 ‘거부’ 의사를 밝혔다.

다른 한편에선 미사일 발사 실패에 대한 부담감이 작용한다는 분석이 있다. 북한에 미사일 수출은 주요 외화벌이 수단이다. 북한은 이란 이라크 시리아 미얀마 등에 무기 수출을 하다 적발된 바 있다. 지난 2월 3차 핵실험 때도 이란 과학자들이 참관했다. 따라서 지난해 4월 발사 실패로 체면을 구긴 장거리 로켓 은하3호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기술적인 부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16일 “무수단은 아직까지 발사된 적이 없다”며 “발사가 성공해야만 수출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다음달 초 김장수 국가안보실장이 주재하는 ‘국가위기평가회의’를 열기로 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