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부시 별장서 골프카트 운전… 盧에 ‘이지맨’

입력 2013-04-16 18:25 수정 2013-04-16 22:10


역대 대통령들은 첫 방미외교를 통해 양국 간 현안을 심도 깊게 논의하는 한편, 나름의 독특한 방식으로 든든한 한·미 동맹을 과시했다. 2001년부터 2009년까지 8년간 재임했던 조지 W 부시 미국 전 대통령은 호칭 문제로 잦은 논란을 일으켰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08년 취임 직후인 4월 미국을 찾았다.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 미 대통령 전용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 초청받아 부시 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동의안 처리가 현안이었다. 재임 기간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강조했던 이 전 대통령은 골프 카트를 직접 운전하는 등 친화력을 발휘했다. 이 전 대통령이 카트 운전을 하면서 기자들에게 손을 흔들자 옆에 앉아있던 부시 전 대통령은 엄지손가락을 들며 ‘파인 드라이버(fine driver·훌륭한 운전자)’라고 치켜세웠다. 순항 중인 한·미 관계에 만족감을 표시한 호칭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3년 5월 미국에 갔다. 대미 자주외교, 동북아 균형외교 등을 놓고 보수층에서 한·미 동맹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자 빠른 방미를 선택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었다. 그러나 회담에서 부시 전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을 향해 ‘이지 맨(easy man)’이라는 호칭을 썼다. ‘만만한 상대’ 또는 ‘쉬운 상대’라는 뜻으로 해석돼 논란이 일었다. 우리 정부 관계자들은 ‘대화하기 편한 상대’라는 의미라고 적극 해명했지만 한·미 관계가 껄끄러웠던 탓에 잘 통하지 않았다.

김대중(DJ) 전 대통령은 1998년 6월 정상회담을 가졌다. 외환위기에 맞게 뉴욕, 워싱턴,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등 4개 주요 도시를 방문하며 경제외교에 집중했다. 부시 전 대통령이 고령의 DJ를 ‘디스 맨’(This man)이라고 불러 외교적 결례라는 뒷말이 나왔다.

김영삼(YS) 전 대통령은 1993년 11월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만났다. 조깅을 사랑한 YS는 클린턴 전 대통령과 함께 조깅을 하기도 했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