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마라톤 폭탄 테러] “경악 금치 못해”… “정신나간 폭력행위” 일제히 비난

입력 2013-04-16 18:16 수정 2013-04-16 22:38

보스턴 마라톤 테러에 세계 정치 지도자들은 일제히 비난 성명을 내놨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15일(현지시간) ‘분별없는 행동’이라고 규탄하며 “이번 테러가 스포츠 정신과 화합을 위해 전 세계 사람들이 모이는 행사에서 일어났다는 것에 경악한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피해자들을 위로하면서 “사건 현장의 모습은 충격적이고 처참했다”며 테러 배후 세력을 규탄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매우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면서 미국과의 연대를 거듭 강조했다. 중국 정부도 외교부 브리핑을 통해 “민간인을 상대로 한 어떤 폭력도 강력히 규탄한다”면서 이번 테러로 중국인 유학생 한 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도 “용납할 수 없는 일로 국제사회 전체가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은 이번 테러를 “정신 나간 폭력행위”라고 비난했고, 스티븐 하퍼 캐나다 총리는 “뜻 깊은 행사가 잔인한 폭력에 얼룩진 슬픈 날”이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박근혜 대통령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위로의 뜻을 전달했다.

반면 요르단의 극단주의 단체 ‘무슬림 살라피’의 지도자 모하마드 알 찰라비는 “미국에서의 공포를 목격하는 것은 기쁜 일”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인들의 피가 무슬림들의 피보다 더 소중한 것은 아니다”며 “우리가 당한 고통을 미국인들도 느끼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제 체육계도 큰 충격에 휩싸였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보스턴 마라톤에서 발생한 테러로 전 세계 공동체와 더불어 깊은 충격에 빠졌다”면서 “참사 희생자 유가족을 깊이 애도하고 그들에게 위로의 뜻을 보낸다”고 밝혔다.

마라톤 스타들의 충격도 크다. 에티오피아의 장거리 육상 영웅 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는 트위터에 “사람들은 달리기를 통해 하나가 된다. 보스턴에서 일어난 일은 정말 끔찍하다”는 글을 남겼다. 여성 마라톤의 신기원을 이룩한 영국의 폴라 래드클리프도 “폭탄이 터졌다는 뉴스를 듣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지난 7일 파리 마라톤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조엘 라인은 AFP통신에 이번 테러로 21일 개최될 런던 마라톤 대회 참가자들이 두려움에 빠질 것을 우려했다.

테러 여파로 보스턴에서 열릴 예정이던 미국프로농구(NBA)와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경기도 취소됐다. NBA와 NHL 사무국은 경기 일정 변경 사실을 발표하면서 희생자들에게 깊은 애도의 뜻을 전했다.

테러가 발생하자 한인 참가자에 대한 신원파악에 분주했던 대한육상경기연맹은 “이번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 우리 대표선수들이 한 명도 출전하지 않아 다행”이라면서 “28일 열리는 군산새만금국제마라톤대회가 무사히 진행될 수 있도록 모든 수단을 동원해 안전 대책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구성찬 윤중식 기자 ichthu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