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마라톤 폭탄 테러] 많은 사람들 이목 집중, 성공땐 공포감 극대화

입력 2013-04-16 18:16 수정 2013-04-17 01:38
권위를 자랑하는 보스턴 마라톤대회에서 15일(현지시간) 폭탄이 터져 최소 3명이 숨지고 176명이 부상당하는 참사가 발생하면서 대형 스포츠 행사에서 발생한 테러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당시 폭탄테러가 발생한 바 있는 미국은 9·11 참사 이후 본토가 또다시 공격을 받았다는 점에서 큰 충격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대형 스포츠 행사를 테러의 표적으로 삼는 이유는 많은 사람의 주목을 끌 수 있는 데다 성공할 경우 공포감을 최대화하는 등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대표적인 스포츠 행사 테러는 1972년 9월 뮌헨 올림픽을 피로 물들인 ‘검은 9월단’ 사건이다. 팔레스타인 테러단체 소속 테러범 8명은 이스라엘 선수단 11명을 붙잡고 인질극을 벌였다. 구출작전 과정에서 선수 11명과 테러범 5명이 숨지는 참극이 발생했다.

애틀랜타 올림픽이 열리던 1996년 7월에는 낙태 및 동성애 금지를 촉구하는 극우파 에릭 루돌프가 센테니얼 올림픽 공원에서 열린 콘서트에서 폭탄을 터뜨려 1명이 숨지고 111명이 부상당했다. 그는 2003년에야 검거돼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이듬해인 1997년 4월에는 그랜드내셔널 승마대회가 열린 영국 리버풀에서 북아일랜드 분리 독립을 주장하는 아일랜드공화국(IRA) 소속 테러범이 연쇄폭탄 테러를 일으켜 6만여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일었다. 당시 관람객 중에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딸인 앤 공주도 포함됐다. 다행히 사망자는 없었다.

2002년 5월에는 스페인 바스크 지역 분리 독립을 요구하는 무장단체 ‘ETA’가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을 앞두고 마드리드의 경기장 근처에 세워둔 차량에 폭탄을 설치해 17명이 부상당했다. 또 같은 달 파키스탄 카라치의 한 호텔에서도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해 뉴질랜드 국가대표 크리켓 팀 선수 등 14명이 숨졌다.

2008년 4월에는 스리랑카 수도 콜롬보 인근에서 신년행사로 열린 마라톤 대회에서 타밀타이거 반군이 자살폭탄 테러를 감행해 차기 총리로 유력했던 장관과 국가대표 선수 등 15명이 숨지고 90여명이 다쳤다. 최근인 2010년 1월에는 아프리카의 월드컵대회라 할 수 있는 ‘네이션스컵’에서 토고 국가대표팀의 버스가 앙골라를 지나던 중 현지 테러단체가 공격을 감행해 운전사와 선수단 관계자 등 2명이 숨지고 선수 2명이 총상을 당했다. 토고 대통령이 직접 선수단 철수를 결정하면서 선수들은 경기를 뛰어보지도 못하고 철수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