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신뢰’-‘타협’ 실용적 결과 낸다

입력 2013-04-16 17:58 수정 2013-04-16 22:05


다음달 7일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첫 정상회담을 갖는다.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은 16일 “한·미동맹 60주년을 맞아 양국 관계를 포괄적 전략동맹에서 한 단계 증진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도 “양국 간 글로벌 협력 강화와 깊은 경제 유대관계, 양국 국민의 강력한 우정을 강조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박근혜정부와 오바마 2기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 처음 개최되는 이번 회담에서 북한의 전쟁 위협으로 고조된 한반도 안보위기 해결을 위한 돌파구가 마련되고, 원자력협정 개정 등 쟁점도 타결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특히 두 대통령은 각각 사회적 편견을 이겨내고 대한민국 첫 여성 대통령, 미국 첫 흑인 대통령이 된 인물이다. 파란만장한 인생역정을 걸어왔고 개성도 강하지만 상대방을 배려하는 외교 스타일을 가졌다.

박 대통령은 취임 이후 다양한 외빈 접견에서 ‘신뢰외교’를 선보였다. 퍼스트레이디 경험과 여성 특유의 섬세함으로 상대방의 마음을 열고 신뢰감을 형성하는 방식이다. 상대나 상대국과의 인연을 상기시키고 외국어를 구사해 편한 마음이 들도록 분위기를 이끌곤 했다. 또 정치인 시절 트레이드 마크였던 ‘약속과 원칙’은 외교에도 적용됐다. 접견이 끝나고도 며칠 뒤 외빈들과의 약속이 잘 지켜지고 있는지 다시 챙겨보라는 지시를 내리기도 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사회적 소수자로 살아온 성장배경을 바탕으로 그간 수많은 외국 정상들과의 만남에서 대화와 타협, 설득을 중시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화려한 화술을 구사하고 토론에 능하면서도 수시로 미소를 지어가며 큰 키를 낮춰 상대의 발언을 경청한다. 적대국과의 외교에서도 예외가 아니어서 화제가 됐다.

이번 회담에선 양측의 ‘배려 코드’와 ‘낮은 자세’가 맞물리면서 이견이나 엇박자 노출도 적을 것으로 전망된다. 두 사람 다 냉정하다는 평가를 들을 정도로 신중하고 차분한 성격으로 실용주의적 경향도 강하다. 외교라인 실무선에서 그만큼 꼼꼼하게 사전 협의를 해둘 것이란 의미다.

따라서 떠들썩거리며 ‘친구 만들기’식 이벤트를 선보이는 정상회담 분위기는 연출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 대통령은 ‘깜짝 쇼’보다는 차분한 대화와 행동을 선호하고, 오바마 대통령도 파격이나 돌발행동을 자제하는 편이다. 다만 첫 만남에 깊은 유대관계를 만들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두 정상은 공통적으로 사적인 친분 쌓기에 인색하다는 평을 듣고 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