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어원 우리말 가꾸기 나선다
입력 2013-04-16 17:26
‘천원이세요’ ‘커피 나오셨습니다’. 고객들에게 점원들이 흔히 쓰는 잘못된 존대어다. 올바른 표현은 ‘천원입니다’ ‘커피 나왔습니다’. 엉뚱하게 물건을 높이는 표현이나 공공기관의 어려운 단어를 바로잡기 위해 국립국어원이 발 벗고 나선다.
국립국어원은 16일 서울 와룡동 문화체육관광부에서 2013년 사업 개요를 발표했다. 역점 사업은 ‘아름다운 한국어 가꾸기’다. 공공기관의 언어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방송언어가 저속화하며, 청소년층에는 욕설과 비속어가 일상화하는 상황을 이대로 간과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아웃리치 활동’ ‘보이스 피싱’ ‘파파라치’ 등은 ‘구호지원활동’ ‘사기전화’ ‘몰래제보꾼’ 등으로 고치도록 유도한다는 것이다. 방송에 자주 등장하는 욕설, 비속어, 유행어, 은어, 차별적 표현을 자제토록 하고 청소년 언어도 상대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것이 되도록 이끈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바른 언어 사용 기준을 마련하고 지침서를 발간하며 시민 대상 강좌도 개설할 예정이다. 방송 프로그램 등을 지속적으로 관찰해 개선 권고하고 우리말 사랑 동아리 활성화도 지원한다. 청소년 언어문화 개선을 위한 공익광고를 제작해 방영키로 했다.
국립국어원은 이와 함께 장애인을 위한 특수 언어 표준화 및 보급, 남북 언어 동질성 회복 연구, 디지털 국어자료관과 개방형 한국어지식대사전 구축, 공공용어 및 전문용어의 표준화·현실화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문체부는 이날 ‘현장 영화 스태프들의 복지 증진을 위한 제2차 노사정 이행 협약식 개최’ ‘아시아문화중심도시추진단의 예술가와 시민이 함께하는 창작프로그램 팔로우’라는 제목의 외래어 섞인 보도자료를 배포해 국립국어원의 우리말 가꾸기 사업을 머쓱하게 했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