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선 목사의 시편] 국가위기와 교회
입력 2013-04-16 17:31
언젠가 이 칼럼에서 언급했던 기억이 납니다. 1919년 삼일운동 당시 우리나라 기독교인은 국민의 1% 정도인 20여만 명이었습니다. 그러나 교회는 국가를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던 건강한 교회였습니다. 그러면서 기독교는 성장했습니다. 그러던 중 큰 위기를 교회가 만납니다. 그것은 1938년 대한예수교장로회 28회 총회에서 신사참배를 우상숭배가 아니라고 결의한 일이었습니다. 이것은 교회 역사에서 매우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 후 순교의 길을 간 주기철 목사님을 비롯한 몇 되지 않는 신실한 분들이 계셨지만 교회는 어두움에 휩싸였습니다. 그러고도 회개하지 않은 한국교회는 국가적 위기를 만나게 됩니다. 해방을 맞았지만 남북은 분단되었고 한국의 예루살렘으로 불리던 평양은 공산정권의 수도가 되었으며 이내 민족사의 최고의 불행인 전쟁의 발발로 엄청난 비극을 감당해야 했습니다. 낙동강 지역을 최후 방어선으로 결사항전을 벌여야 했던 민족의 위기는 신사참배를 수용한 교회의 죄악을 떨어버리지 못한 데 있던 것입니다. 이 죄악에 대해 하나님께서 징계의 칼을 드신 것입니다. 다행히 그 위기에 교회는 기도의 불을 붙였고 하나님 앞에 진실하게 엎드리므로 유엔군 참전과 인천상륙작전의 성공 등으로 겨우 숨을 돌리게 됩니다.
국가적 위기와 교회는 긴밀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교회의 타락은 국가적 위기를 불러왔고 또 교회의 참회와 회복은 위기를 극복하는 열쇠가 되기도 한 것입니다. 이런 교훈을 역사를 통해 배우지만 이내 또 잊어버리는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교회가 기울어지면 국가나 민족 역시 위기를 만났던 것은 비단 한국교회사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1000년 역사의 러시아 정교회의 타락은 볼셰비키 혁명으로 이어졌고 그로 인해 교회는 100여 년간 어두운 터널로 빠져들었다는 것은 상식이 되어 있습니다.
건강한 기독교 역사관을 가지고 있다면, 교회를 우리사회를 지탱하는 최고의 버팀목이며 최후의 보루라고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현재 나라의 위기를 접하면서 교회를 다시 생각하는 이유는 이 때문입니다. 국가적 위기를 생각하기 전에 교회를 돌아봐야 합니다. 한국교회는 최근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과연 교회가 이 민족의 희망이 될 수 있는가에 누구나 부정적인 답을 하기에 이르렀던 것입니다. 이런 와중에 국가적 위기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닙니다. 이제 교회가 회개해야 할 때입니다. 일부 권력자나 정치가가 아닌 교회의 문제임을 인식하고 가슴을 쳐야 합니다. 교회가 이렇게 지탄의 대상이 된 때가 언제 있었습니까? 스스로 돌이키지 않으면 큰 화를 면치 못할 것입니다.
<산정현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