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군비지출 14년만에 줄었다
입력 2013-04-15 18:48
경제위기 속에 지난해 전 세계 군비지출 규모가 14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과 러시아의 군비 지출은 오히려 큰 폭으로 늘었다.
스웨덴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15일 연례보고서를 통해 세계 172개국의 2012년 군비지출 총액이 1조7500억 달러(약 1969조원)로 전년보다 0.5% 줄었다고 밝혔다. 군비 지출이 감소한 것은 1998년 이후 처음이다.
국가별로는 미국과 중국이 각각 6820억 달러와 1660억 달러를 쓰면서 1, 2위를 차지했다. 러시아가 907억 달러로 그 뒤를 이었다. 미국은 전년 대비 6.0% 감소했지만, 중국과 러시아는 각각 7.8%와 16.0% 증가했다. 전 세계 군사비 가운데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소련 붕괴 이후 20여년 만에 처음으로 40% 아래로 떨어졌다. 미국은 이라크에서 미군을 철수시키고 아프가니스탄에서도 발을 빼고 있는 상황이다. 유럽은 2008년 시작된 재정 위기 이후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을 중심으로 10% 이상 군비 규모가 줄었다. 중국은 지속적으로 잠수함과 전투기 등 신무기 도입을 서두르고 있고, 러시아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취임 이후 군비 지출 규모를 늘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밖에 군비 지출 규모 ‘톱 10’에는 영국, 일본, 프랑스, 사우디아라비아, 인도 등이 포함됐다. 우리나라의 지출 규모는 전년보다 1.9% 늘어난 317억 달러로 이탈리아와 브라질에 이어 12위에 올랐다.
보고서는 “세계 군비 지출의 균형이 서구 부자 나라에서 신흥국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미국과 그 동맹국들이 여전히 전 세계 군비의 절대 과반을 차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