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대선] 마두로 인생역정… 버스운전사→ 노동운동→ 정계 입문

입력 2013-04-15 18:48 수정 2013-04-15 19:03

베네수엘라의 ‘포스트 차베스’ 시대는 야권의 비난대로 ‘차베스 복사판’이 될 것인가. 우고 차베스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에게서 직접 후계자로 지목된 니콜라스 마두로(51) 대통령 권한대행이 14일(현지시간) 치러진 대선에서 신임 대통령에 선출됨에 따라 마두로 당선자의 인생역정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수도 카라카스의 전형적인 노동자 가정에서 태어난 마두로는 고교 졸업 후 버스운전사와 노조 지도자를 거쳐 정계에 입문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정치 인생 전반에 걸쳐 차베스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기도 하다.

차베스와 처음 인연을 맺은 건 1992년부터 2년간. 노동운동 지도자의 길을 걷던 마두로가 쿠데타를 획책했다 실패해 감옥에 갇힌 차베스 구명 운동을 펼친 것이다. 98년에는 차베스 대선 캠프에 들어가 선거 운동을 도왔고, 2000년엔 국회의원이 됐다.

정치인으로서 마두로의 경력은 출생과 달리 화려했다. 폭스뉴스는 마두로가 국회에서 “차비스타스(열혈 차베스 지지자)로서 명성을 얻었고 이너서클의 중요 멤버가 됐다”고 설명한다. 2005∼2006년엔 국회의장을 지냈는데, 그의 후임 국회의장엔 아내 실리아 플로레스가 선출돼 베네수엘라의 ‘파워 커플’로서 존재감을 과시하기도 했다. 2006년에는 외무장관이 됐다. 반미 외교의 선봉에 서서 남미 각국을 결집시키고 베네수엘라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선에 여권 단독 후보로 나서 단숨에 당선될 수 있었던 것도 차베스 덕이다. 차베스는 지난해 10월 그를 부통령에 임명했고, 12월에는 직접 후계자로 지목했다. 지난 3월 차베스가 투병 끝에 숨지자 마두로는 대통령 권한대행이 되어 국정을 총괄했다. 이후 한 달간 지속된 선거전에서도 국영 언론들을 장악해 시종일관 판세를 주도했다.

그러나 그의 앞길이 평탄하지만은 않을 예정이다. 무엇보다 10% 포인트 차 이상의 압승이 예상되던 대선에서 50%대 49%의 조마조마한 신승을 거둔 것은 베네수엘라에 ‘차베스 피로감’이 만연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는 평이다.

양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