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지방선거 민주당 후보로 출마할 것”… 박원순, 安 넘어 대권주자 고지 선점하나
입력 2013-04-15 18:35 수정 2013-04-15 22:23
내년 6월 지방선거가 1년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박원순 서울시장의 행보가 심상찮다. 2년 전 무소속으로 당선된 뒤 민주통합당에 ‘마지못해’ 입당했던 그였지만, 최근 들어선 민주당을 향한 애착이 두드러지고 있다. 반면 한때 ‘은인’이자 현재 서울 노원병 보궐선거에 출마한 안철수 후보와는 거리를 두려는 모습이 부쩍 눈에 띈다. 정치권에서는 박 시장 행보가 시장 재선은 물론 차기 대선까지 염두에 둔 ‘대권 플랜’ 차원이라는 해석이 확산되고 있다.
박 시장은 15일 평화방송 라디오에 나와 내년 시장 선거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안철수 신당’이 만들어지면 어떡하겠느냐는 질문에도 “싫든 좋든 민주당원으로 이미 입당했으니 당연히 민주당 이름으로 해야 한다”고 거듭 밝혔다. 이어 “안 후보가 내세우는 새 정치도 필요한 일이라 그런 (안 후보의) 철학, 원칙은 앞으로 제가 가는 정치적 행보에서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본인이 안 후보의 종속변수가 아니라 오히려 안 후보를 ‘끌어안겠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여의도 정치와의 스킨십도 긴밀해지고 있다. 박 시장은 지난달 14일 민주당 내 주요 계파인 ‘민주평화연대’ 의원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가졌고 지난 5일에는 국회 직원들의 초청으로 ‘원순씨 정치를 말하다’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했다. 아울러 그가 최근 서울시 내 핵심 참모진을 여의도 정치에 밝은 인사들로 속속 채우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박 시장의 이런 움직임이 민주당 내에 뚜렷한 차기 주자가 없어 ‘대권 주자 선점(先占)’에 나서려는 포석이란 시각이 있다. 이는 차기 대선 출마가 분명한 안 후보와 충돌할 수 있는 지점이고, 최근 안 후보와의 거리두기도 이와 연관됐을 것이란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박 시장의 민주당을 향한 밀착을 확고한 ‘충성서약’으로 보기는 아직 이르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서울시의회 의원 114명 중 77명이 민주당 의원이라 민주당 없이는 서울시 운영도 안 되고 재선도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특히 2년 전 선거 때 자신의 숱한 ‘창피한 과거’를 민주당이 온몸으로 방어해주고, ‘나경원 1억원 피부과’ 네거티브 전쟁을 대신 치르면서 제1야당의 힘을 목도했기 때문에 선거를 앞둔 지금도 전략적으로 민주당에 러브콜을 보낼 수밖에 없는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민주당 및 안 후보와의 관계에 관한 ‘원순씨의 진심’은 조금 더 지켜봐야 알 수 있을 전망이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