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누군가를 해하려는 건 달궈진 석탄을 집어드는 격”
입력 2013-04-15 18:16 수정 2013-04-15 22:17
북한에 대한 우리 정부의 대화 제의가 사실상 거부당하면서 향후 대북 대응이 어떻게 전개될지 주목받고 있다.
정부는 현 정세를 추가로 악화시키지 않는 데 중점을 두면서 최대한 안정적인 방향으로 관리해 나가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대통령은 15일 한 행사에 참석해 “지금 북한이 도발과 위협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며 “원한을 품고 누군가를 해하려는 것은 달궈진 석탄덩어리를 집어 드는 것과 같다는 말이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북한이 우리의 세계를 향해 도발하는 것은 우리 모두를 어렵게 만드는 것”이라며 “북한이 우리 민족과 더불어 사는 길로 나와야 하며, 북한이 올바른 선택을 한다면 우리 정부는 지원과 협력을 통해 공동발전의 길로 함께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강한 유감을 표시한 것과 달리 평소 소신을 밝힌 수준이다.
앞서 김형석 통일부 대변인은 “(북한의 거부는) 정부의 대화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행동으로 재차 유감을 표명한다”며 “개성공단 문제 해결을 위해 북한이 (책임 있는) 조치를 당장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부는 일단 류길재 통일부 장관 성명과 함께 북측에 대화 테이블로 나설 것을 주문한 한·미 외교부장관 공동성명이 추가 악화를 방지하는 유효한 수단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현재로선 북측이 전향적으로 나서지 않는 한 큰 상황 변화는 기대하기 어렵다. 정부는 일단 개성공단 정상화를 매개로 북측과 어떤 식으로든 대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개성공단기업협회 임원진 방북은 17일,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단을 중심으로 한 범중소기업계 대표단 방북은 22일 예정돼 있다. 이들의 북한 방문이 허용된다면 일단 추가 상황 악화는 피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정부 판단이다. 정부 관계자는 “적절한 시기에 (기업 관계자들의 방북 계획을) 북측에 전달하고 지원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북측이 업체 관계자들의 개성공단 방문마저 받아들이지 않으면 남북 간 긴장 상태는 여전히 계속될 수밖에 없다.
한편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세계기자대회에서 “북한 정권이 변하지 않은 채 순전히 살아남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며 “우리는 북한이 변화하지 않으면 경제발전의 희망은 없다는 것을 깨닫도록 압박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