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거래업체 배불린 ‘신흥국 경제개발’

입력 2013-04-15 18:13

“재주는 왕서방(중국)이 부렸는데 실속은 원자재 거래상이 챙겼다?”

지난 10년간 중국 등 신흥국들의 경제개발 가속화에 편승해 전 세계 주요 원자재 거래업체들이 2500억 달러에 달하는 순익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5일 전 세계 증시 데이터와 조세회피지역 자료 은행 내부 메모 등을 종합 분석한 결과 미쓰비시, 글렌코어, 미쓰이, 카길 등 16개 주요 원자재 거래회사는 2003년 이후 올해까지 2436억 달러의 순익을 냈다.

세계 20대 원자재 거래회사의 지난해 순익은 335억 달러로 이전 5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들 원자재 거래회사의 지난 10년 순익은 도요타, 폭스바겐, BMW, 르노 및 포드가 올린 2353억 달러와 JP 모건체이스, 골드만삭스 및 모건스탠리가 벌어들인 2255억 달러를 모두 초과할 정고로 막대하다.

FT는 이들 회사의 상당수가 시장에 공개되지 않은 점을 지적하며 거래 투명성 결여와 미흡한 규제에 대한 비판이 많다고 강조했다.

다만 원자재 거래업체 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이전보다는 수익성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2000년대 중반 50∼60%에 달했던 이들 기업의 자기자본이익률은 20∼30% 수준으로 크게 떨어졌다는 것. 광물업체 글렌코어의 경우 2000년대 중반 61%에서 지난해 9.7%로 크게 낮아졌다.

그럼에도 여전히 다른 업종에 비해서는 높은 수준이라고 FT는 강조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