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조사했던 우병우 사퇴… 수사라인 검사들 모두 檢 떠나

입력 2013-04-15 18:12

최근 검사장 승진 인사에서 탈락한 우병우(46)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 15일 사표를 냈다. 우 위원은 ‘박연차 게이트’의 주임검사로 2009년 4월 30일 대검찰청 11층 특별조사실에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직접 대면 조사했다. 우 위원을 끝으로 노 전 대통령 수사 때의 검찰 지휘라인은 모두 검찰을 떠나게 됐다.

임채진 당시 검찰총장은 노 전 대통령 서거 당일인 2009년 5월 23일 사표를 냈지만 반려됐고, 그 다음달 수사 종결 이후 사직했다. 그는 “인간적 고뇌로 인해 평상심을 유지하기 힘든 제가 검찰을 계속 지휘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이인규 중수부장 역시 책임을 지고 그해 7월 사표를 냈다. 그는 퇴임식에서 “불의와 부정부패에 대한 투쟁은 계속돼야 하고 이것이 검찰의 존재 이유”라는 말을 남겼다. 쏟아지는 검찰 책임론에 대한 중수부장의 항변이었다.

홍만표 수사기획관은 검사장으로 승진해 이듬해 대검 기획조정부장까지 올랐다. 그는 검·경 수사권 조정 협상에서 검찰 측 ‘브레인’ 역할을 했지만 정부 합의안이 국회에서 수정되자 2011년 8월 옷을 벗었다.

중수1과장이던 우 위원은 수사가 끝난 뒤 대검 범죄정보기획관으로 자리를 옮겼다가 이후 수사기획관으로 중수부에 돌아와 부산저축은행 수사를 이끌었다. 사법연수원 19기 중 선두권 주자로 평가됐지만 지난해와 올해 검사장 승진에서 연거푸 고배를 마셨다. 우 위원은 검찰 내부 통신망에 올린 ‘사직 인사’에서 “23년 검사로 살아오면서 보람을 느낀 때도 많았고, 실체적 진실을 파헤쳐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해야 한다는 의무감에 힘겨운 적도 많았다. 이제 보람은 가슴에 품고 짐을 내려놓고자 한다”고 말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