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붐’ 잇는 분데스리가 ‘코리안 돌풍’

입력 2013-04-15 17:34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에 ‘코리안 영건 돌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손흥민(21·함부르크)과 지동원(22·아우크스부르크)은 나란히 2골을 몰아쳐 2012∼2013 분데스리가 29라운드에서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친 공격수에 선정되며 ‘차붐’ 신화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독일 일간지 빌트는 15일(이하 한국시간) 발표한 29라운드 ‘베스트 11’에서 손흥민과 지동원을 막스 크루제(프라이부르크)와 함께 최고의 공격수로 뽑았다. 3-4-3 포메이션에서 ‘손세이셔널’ 손흥민이 원톱, 지동원이 오른쪽 윙포워드로 선정됐다. 손흥민이 빌트지의 베스트11에 선정된 건 올 시즌 세 번째, 지동원은 처음이다. 두 선수는 29라운드 MVP 최종 6인 후보에도 함께 올랐다.

손흥민과 지동원은 이번 라운드에서 나란히 ‘멀티골’을 기록하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손흥민은 14일 마인츠05와의 경기에서 선제골과 결승골을 터뜨려 시즌 두자릿수 득점(11골)을 돌파했다. 손흥민은 1985∼1986 시즌 레버쿠젠 소속으로 17골을 남긴 차범근 전 수원 삼성 감독 이후 27년 만에 분데스리가에서 한 시즌 10골 이상을 넣은 한국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손흥민은 이번 멀티골 사냥으로 마의 9골을 넘어 두 자릿수 골 사냥에 나서면서 제2의 ‘차붐’(차범근) 이미지를 굳히게 됐다.

손흥민의 흔적이 채 지워지기도 전에 이번엔 지동원이 펄펄 날았다. 지동원은 15일 프랑크푸르트를 상대로 혼자서 선제골과 결승골을 넣어 팀의 2부리그 강등을 막아 낼 해결사로 우뚝섰다. 그림같은 장면으로 시즌 2, 3호 골을 몰아쳐 2대 0 승리의 주역이 됐다. 지동원은 분데스리가 공식 홈페이지가 선정한 아우크스부르크-프랑크푸르트 경기의 ‘맨 오브 더 매치’에도 선정됐다. 지동원의 원맨쇼 덕분에 아우크스부르크(승점 27)는 최근 2연패의 사슬을 끊고 16위로 올라섰다. 이제까지 ‘즉시 강등권’에 머물던 아우크스부르크는 이날 지동원의 화려한 플레이에 힘입어 정규리그 5경기를 남기고 1부리그 잔류를 향한 희망의 불빛을 켰다.

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